타석에 상대 선수가 서면, 그의 학력이 보이는 투수가 있다?…10라운드 97순위 키움 김동욱이 꿈꾸는 “행복 야구”
키움 김동욱(27)은 홍원기 키움 감독이 가장 칭찬하는 선수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4일 KIA를 상대로 2-1로 승리한 다음날, 한 점 차의 승부를 지켰던 마지막 투수 주승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주승우를 말씀드리기 전에 김동욱 선수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며 “김동욱이 상대 3~5번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아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보직에 맞게끔 단계별로 올라가고 있는데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사령탑이 적극적으로 선수를 알리는데 나선 이유는 김동욱이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휘문고-동국대를 졸업한 김동욱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0라운드 97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올시즌 1군 무대를 밟기 전 1군 기록은 2021년 3경기가 끝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령탑의 마운드 운용을 든든하게 하는 투수로 활약 중이다. 지난 6월20일 1군에 등록된 김동욱은 6월 2경기 7월 7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다.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8월 들어서는 10경기 10.1이닝 1실점 평균자책 0.87로 힘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11일 한화전에서는 2이닝 무실점으로 멀티 이닝도 소화했다.
키움은 조상우가 전력에서 빠져 있다. 불펜에 대한 고민이 커질법한 상황에서 김동욱이 헐거운 불펜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감독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김동욱은 “경기 나갈 때 생각이 많아질 때가 있는데 그런걸 최소화 하고 마운드에서 내가 해야될 행동을 최대한 단순화 시킨게 좋게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활약이 이어지면서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서 등판 기회를 얻고 있다. 그는 “긴장이 되긴 하지만 타자나 점수 차이에 대한 생각을 최대한 머릿 속에서 배제 시키고 투구를 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결을 전했다.
또한 그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구단 관계자는 “김동욱이 타석에 선 선수들의 이력을 다 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동욱은 “관심을 따로 가져서라기보다는 바로바로 생각이 난다”며 “일부러 외우려고 하는게 아니고 기억력이 좋은 것도 아닌데 상대방 선수들이 다 야구를 잘 했으니까 쉽게 기억이 난다”고 했다.
가령 KIA 김도영을 만났을 때에는 광주 동성고라는 그의 출신교가 바로 떠오른다. 김도영은 워낙 유명한 선수라서 잘 알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밖에도 1군에 있는 선수들 중 대부분의 출신교를 기억하고 있다. 김동욱은 “웬만하면 다 나온다”라고 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났다. 그는 “경기 중에 장난으로 물어보곤 한다”고 했다.
김동욱이 이렇게 선수들의 이력을 꿰고 있는 건 야구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1년 짧게 1군 생활을 마치고 어떻게 2군에서의 시간을 버텼냐는 물음에 그는 “나는 야구가 좋아서, 좋아하는 야구를 하니까 ‘마음을 다잡는다’라는 생각은 잘 안 해봤다”며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게 나에게는 좀 감사했다. 2군에서의 시간도 많이 도움이 됐고 지금의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시간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했다.
포심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커브 등을 주력으로 던지는 김동욱은 2군에서 스위퍼도 연습했다. 김동욱은 “기록상으로는 커브로 찍히는데 스위퍼를 잘 사용하고 있다”며 “2군에서 노병오 코치님이 스위퍼를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셔서 금방 익힐 수 있었다”고 했다.
남은 시즌 바람은 오로지 ‘행복한 야구’다. 김동욱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야구하는게 목표”라고 했다. 기록에 대해서도 욕심이 없다. 그는 “그런건 내가 원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록은 딱히 신경쓰지 않는다”고 덤덤하게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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