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임박' 유한양행, '재도전' HLB…미국 두드리는 'K-항암제'

홍효진 기자 2024. 8. 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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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렉라자', 美 허들 넘나…이르면 22일 결정
"FDA 측 보완 요구 없어, 허가 여부 긍정적 전망"…승인 시 연내 처방 가능
HLB, 연내 간암신약 재심사 신청…"中항서, 9월 중순까지 서류 제출 단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도전 국산 항암제 목록.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미국 허들을 넘는 첫 국산 항암제의 승인 여부가 조만간 판가름 난다.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예상 시점이 이번 주 안으로 예상돼서다. 앞서 첫 타자 기대감을 키웠던 HLB 역시 간암 신약의 재허가 신청을 오는 9~10월 중 마무리하겠단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문턱을 넘는 '최초의 K-항암제'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22일(현지시간) 안으로 유한양행 렉라자와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병용요법에 대한 미국 FDA의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이 개발해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약물이다. 이후 유한양행은 2018년 J&J 자회사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과 렉라자 관련 글로벌 판권 계약을 체결,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유한양행에서 전망하는 미국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한다.

J&J는 지난해 12월 FDA에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신약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이에 FDA가 올해 2월 해당 병용요법을 우선심사 대상에 올리면서 허가 여부 시점은 오는 10월에서 이달로 앞당겨진 상태다. 업계에선 유한양행의 FDA 승인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최근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 2024) 연구초록에 따르면 렉라자는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 비교해, 임상에서 유사한 효능과 안전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FDA 최종 승인 시 유한양행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첫 국산 항암제' 타이틀을 갖게 된다.

보통 FDA 승인 후 신약 출시까지는 한 달에서 3개월 정도 소요된다. 유한양행과 J&J는 이달 승인 시 연내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FDA는 J&J가 추가로 신청한 리브리반트 SC(피하주사)제형도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는데, FDA 허가 시 렉라자와 병용요법으로 처방이 가능해진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보완 서류 등 FDA 측에서 J&J를 통해 추가로 요구한 부분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안다"며 "허가 여부에 대해선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승인 시 올해 안에 처방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산 항암제 첫 타자로 기대감을 높였던 HLB 역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 5월 HLB는 간암 1차 치료제로 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한 자사 '리보세라닙'(제품명 툴베지오)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관련 CRL(보완요구서한)을 수령한 바 있다. HLB 측은 리보세라닙에 대해선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으나 △캄렐리주맙의 CMC(제조공정) △임상 중 백인 비율이 높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현장 실사가 양국 간 전쟁으로 진행되지 못한 점 등이 미승인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HLB는 연내 FDA 허가 재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초 진행된 FDA와 미팅에서 FDA가 '추가로 제출해야 할 서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후에도 추가 서류 및 실험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HLB는 기존 환자 생존기간 데이터(mOS·전체생존기간 중앙값, 22.1개월) 보다 더 우수한 임상 최종 결과(mOS·23.8개월) 자료도 함께 제출할 예정이다.

HLB 관계자는 "서류 재제출의 주체인 항서제약은 늦어도 오는 9월 중순까지는 재심사 서류를 제출할 거라고 HLB에 단언한 상태"라며 "재심사 신청 후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FDA의 결정 사항이다. 다만 7월 미팅 당시 FDA에서 서류 재제출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했기 때문에 아무리 늦어도 6개월 안으로는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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