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승인 거절당한 테슬라, ‘오토파일럿’도 경쟁사에 뒤처져

민서연 기자 2024. 8. 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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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핵심 강점 자율주행 기능도 中 규제에 막혀 중국 전기차들이 앞서는 중

한때 중국 시장에서 돈을 쓸어모으던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시장에서 부진하는 동안 테슬라의 강점인 자율주행보조장치 ‘오토파일럿’ 기능도 경쟁사에 뒤쳐지게 됐다. 테슬라는 최근 안전문제를 이유로 중국에서 판매된 차량 168만대 이상을 리콜조치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최신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의 중국 내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뒤처지게 된 것이다.

1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 소식에 정통한 취재원은 중국 정부가 미국에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으로 인한 사고들과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로 인해 오토파일럿의 최신 버전 FSD(Full Self-Driving)을 아직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마찰이 격화되는 가운데 테슬라는 테슬라 소유자로부터 주행데이터도 수집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테슬라 소유자들로부터 주행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서 오토파일럿을 강화시켜왔다.

테슬라 차량에 부착된 테슬라 로고./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문제에 대해 중국 규제 당국이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현재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준의 FSD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테슬라 관계자들은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해, 테슬라가 중국 내 컴퓨팅 업체에 대한 추가 투자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그러는 동안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국의 토종 전기차 업체들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정도의 성능을 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 테슬라가 중국에서 제공하고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 운전자 보조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심지어 가격은 테슬라보다 저렴한 경우도 상당하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스타트업인 엑스펭(Xpeng)은 중국 내 도시를 자율주행하고 교통 신호에 대응하는 운전 지원 시스템을 출시했다. 엑스펭은 자사의 시스템이 인공지능(AI)을 통해 구동되고 있다고 알렸다. 엑스펭 외에도 화웨이와 리오토(Li auto)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중국 내 수백개의 도시에서 시내 도로 주행급의 주행보조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도시에서 테슬라도 제공하고 있는 기능이지만, 중국에서는 당국의 규제로 인해 승인되지 않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설령 중국 당국이 FSD 관련 승인을 허가한다고 해도, 처음에는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로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승인 절차의 관례인데, 중국 규제 당국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승인할 때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도록 제한한다.

주차되어 있는 테슬라 차량들./로이터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인 테슬라 FSD 소프트웨어의 가격은 약 4500달러(약 599만원)다. 반면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이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제공하거나, 아예 전기차 구매자에게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한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러한 차이로 인해 결국 중국 소비자들은 중국산 전기차를 이용하게 된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뒤쳐졌다”고 평가했다.

FSD로 대표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은 머스크 CEO와 테슬라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머스크 CEO는 최근 발표를 통해 “테슬라가 차량의 자율주행이라는 산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의심하는 사람은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면 안된다”고 강조할 만큼 자율주행 기능은 테슬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초부터 미국 운전자에게 제공되고 있는 FSD 버전 12는 운전자가 직접 핸들을 돌리거나 가속 페달을 전혀 밟지 않아도 스스로 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중국업체들도 테슬라의 뛰어난 기술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모 중국 전기차 업체는 테슬라의 최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중국에서 승인된다면 자사 소프트웨어를 능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테슬라 전체 매출의 약 20%는 중국 시장에서 나왔다. 그러나 다른 전기차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테슬라도 중국 시장내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불허가는 테슬라에게 더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규제기관은 자동차 회사가 운전대에서 손을 완전히 뗀 채 주행이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테슬라의 FSD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조급해진 머스크 CEO는 4월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총리를 만나 FSD에 대한 예비 승인을 얻었다. 다행히 이 소식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급격히 치솟았다. 다음달인 5월, 상하이 시 당국은 테슬라가 중국에서 제한된 주행데이터를 미국으로 전송하도록 허용했으며 항저우와 베이징에서도 시범 운행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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