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봐, 이번엔 K-오페라다” 제 76회 아슬리코 국제콩쿨 아시아대회에 쏠린 관심

강주일 기자 2024. 8. 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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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슬리코 오페라 영 아티스트 콩쿨 아시아대회’에서 입상한 후 같은해 이탈리아 꼬모에서 열린 본선에서 공동 우승을 차지한 뒤 곧바로 이탈리아 오페라 무대에 올라 활동 중인 바리톤 박준혁. 사진=아슬리코 콩쿨 아시아대회 본부 제공.



K-팝, K-드라마에 이어 이번엔 ‘K-오페라’다.

‘제 76회 아슬리코 오페라 영 아티스트 콩쿨 아시아대회’ 기자간담회가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대회 우승자 중 한 명인 바리톤 박준혁과 소프라노 김도연, 김봉미 아시아대회 운영위원장(배하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 배하필하모닉 공식 후원회 (주)BH 이경환 대표이사, (주)오알켐 이충호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바리톤 박준혁, 소프라노 김도연, 김봉미 아슬리코 아시아대회 운영위원장, (주)BH 이경환 대표이사, (주)오알켐 이충호 부사장. 사진=아슬리코 콩쿨 아시아대회 본부 제공.



아슬리코 국제 오페라 콩쿨은 75년 전통의 유럽 최고 오페라 등용문이다. 아슬리코는 일반적인 콩쿠르와 달리 오페라 무대에 바로 오를 수 있는 신진 오페라가수를 선발하는 오디션 성격의 콩쿨이다.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가 지난해 처음으로 아시아인들에게 문을 개방했다. 그 결과 지난해 아시아 대회 우승자 5명 중 3명이 유럽극장에 바로 데뷔해 오페라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봉미 아시아대회 운영위원장은 “아시아에 닫혀있던 문을 여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아시아중에서도 특별히 대한민국에서 처음 열리길 소망했고, 지난해 영보이스 콩쿨에서 ‘아시리코 아시아’ 란 이름으로 최초의 아시아 대회가 개최됐다”면서 “아시아의 젊은 보이스에 현지 많은 유럽 심사위원들이 감탄했고 그들이 오히려 ‘오페라의 재부흥을 기대할 수 있겠다’고 하더라”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김봉미 배하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총감독. 사진=아슬리코 콩쿨 아시아대회 본부 제공.



신진 오페라 싱어가 유럽극장에 진출해 무대에 서는 것은 뮤지션들이 실질적으로 가장 소망하는 일이다. 아실리코는 그 뮤지션들의 바람을 이뤄주는 꿈의 무대다. 지난해 아시아대회 수상자로서 이탈리아 꼬모에서 열린 본 콩쿠르에 출전한 바리톤 박준혁과 소프라노 김도연은 최종 10명의 본 대회 공동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라보엠’의 마르첼로와 무제타 역에 각각 캐스팅됐다. 이들은 9월 말부터 꼬모 및 이탈리아 전역을 돌며 8차례 공연을 할 예정이다.

특히 박준혁은 실질적 1위라고 볼 수 있는 청중상을 수상하며 예외적으로 ‘투란도트’의 핑 배역으로 캐스팅돼 이미 이탈리아 무대에 올라 50~60회에 달하는 투란도트 투어 공연을 이어왔다.

바리톤 박준혁은 “음대생이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무대에 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대학 졸업 이후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고, 이탈리아 유학이 꿈이었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현실의 벽에 부딪혀 많이 힘들었다. 이 도전이 마지막 도전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로 데뷔한 것이 하루하루 꿈만 같다. 그래서 절대 놓치지 않으려고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라노 김도연이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아슬리코 콩쿨 아시아대회 본부 제공.



소프라노 김도연은 “졸업연주를 앞두고 고민이 매우 많았다. 진짜 성악가로서의 첫 발을 띄는 시기에서 내가 잘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심, 음악을 쭉 할 수 있겠냐는 회의감이었다. 그래도 도전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콩쿨에 지원을 했다”면서 “어린 나이인데다처음으로 도전하는 국제 콩쿨임에도 이런 좋은 후원을 받으며 유럽극장에 데뷔하는 기회가 되서 정말 감사했다. 수상 후 올해 이탈리아 꼬모에서 지난 4~6월까지 3개월 동안 ‘마스터클 클래스’ 훈련을 받으며 예술적, 음악적으로 많이 성장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귀국해서 국내 콩쿨에도 도전했는데 훈련 덕인지 굉장히 좋은 성과를 얻었다. 아슬리코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K-오페라를 이끌어갈 젊은 피, 김도연(왼쪽)과 박준혁. 아슬리코 콩쿨 아시아대회 본부 제공.



박준혁은 이번 아시아대회를 준비하는 이들에 대해 조언해달라는 말에 “이미 한국에는 소리 좋고 음악 좋은 최고의 교수진들이 있다. 다들 외국에 나가서도 좋은 점수 결과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면서 “현지에 가니 ‘한국인들이 다소 뻣뻣하다’는 평을 듣는다. 다들 각 잡고 노래만 하려고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 동료들의 경우 다들 노래 실력은 조금 부족해도 생동감이 있다. 부담감을 떨쳐내고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은 “배역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지, 그 배역을 진심으로 공부하고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진심을 갖고 연구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바리톤 박준혁, 소프라노 김도연, 김봉미 아슬리코 아시아대회 운영위원장, (주)BH 이경환 대표이사, (주)오알켐 이충호 부사장. 사진=아슬리코 콩쿨 아시아대회 본부 제공.



이경환 (주)BH 대표이사는 “성악가들이 대중음악과 달리 상당히 어렵게 음악을 하고 있단 얘길 듣고, 배아오케스트라를 지원하고 또 지난 아시아대회를 지원하게 됐다. 첫 번째 대회 참가자가 멋진 활약을 하는 것을 보며 K-클래식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이번에도 젊은 성악가들이 대거 출전한 것으로 안다. 이들을 위해 꾸준히 묵묵히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주)오알켐 이충호 부사장은 “우리 회사는 중소기업이지만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젊은 세대들과 함께하는 문화 예술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젊은이들이 세계무대로 진출한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면서 “앞으로 BH와 함께 성심껏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75회 아슬리코 국제콩쿨 아시아대회에서 박준혁이 무대를 펼치고 있다. 사진=아슬리코 콩쿨 아시아대회 본부 제공.



K-클래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베하필이 개최하는 제 76회 아슬리코 국제 오페라 콩쿠르 아시아 대회는 서울 강남구 삼익아트홀에서 오는 28일 예선을 거쳐 29일 준결선이 펼쳐진 끝에 내달 6일 대망의 결선이 열린다. 최다 12명까지 이탈리아 국제 콩쿨에 출전할 수 있으며, 결선에서 상위 5위에 오른 입상자는 바로 아슬리코 국제 콩쿠르 본선 진출권을 거머쥐게 된다.

아슬리코 아시아는 상위 입상자 5명 모두에게 항공권, 숙박비를 전액 제공하는 총 3만유로(한화 약 4500만원)의 상금과 본선 통과를 위한 멘토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탈리아 정부가 지원하는‘AsLico Competition for Young Opera Singers’는 1949년에 첫 회를 개최, 올해로76회를 맞는 최고권위의 전통적인 국제 콩쿠르로 그동안 세계적인 오페라가수인 까를로 베르곤지, 레나타 스콧토, 미렐라 프레니, 피에로 카푸칠리, 마르티 누치, 까티아 리치아넬리 등을 배출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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