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투자로 변경한 국민연금…한미약품 분쟁서 역할 커진다
국민연금공단이 한미약품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일반투자는 단순투자보다 의결권 행사에 보다 적극적이란 점에서 장기화되고 있는 한미약품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에서 국민연금공단이 본격적인 영향력 행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보유 중인 한미약품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해 지분율은 기존 9.95%에서 9.43%(120만8444주)로 줄었다.
자본시장법상 기관투자자의 기업 지분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로 나뉜다. 단순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줄 의사가 없고 단순 의결권행사와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일반투자도 경영권에 영향을 줄 의사는 없지만 단순투자보다 조금 더 적극적이다. 배당정책, 임원 보수한도, 법령상 위반 우려로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사안, 지속적으로 반대의결권을 행사했으나 개선이 없는 사안 등에서는 공단이 직접 비공개대화를 신청할 수도 있다.
또 비공개 대화를 거부하는 등 개선 여지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공개서한도 발송할 수 있다. 그 밖에도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제안 △회계장부 열람 청구, 임원해임청구 등 기타 상법상 소수주주권의 행사 등도 제안할 수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상속세를 해결하기 위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한 모녀와 이에 반대한 형제로 나뉘어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와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지를 얻은 형제가 승리한 바 있다.
하지만 형제를 지지했던 신 회장이 다시 모녀 측과 지분 거래 계약 등을 진행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녀와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했다. 의안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을 12명으로 변경, 신규이사 3인 선임 등이다.
상법상 특별결의 사항인 정관변경은 가결을 위해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모녀와 형제가 각각 우호지분을 포함해 48.19%, 29.07%를 확보했는데 각각 66.67%, 33.34%로 지분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과 별개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6.18%(422만7463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선 모녀 측 이사 선임안을 지지했다. 지난 6월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제외한 형제 측 이사 3인 선임을 반대하며 계속해서 형제 측과 반대되는 입장을 보여왔다.
아직 국민연금의 한미사이언스의 투자목적은 단순 투자이지만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모녀를 지지할 가능성도 커졌다. 지분 5%가량을 확보하기만 하면 모녀 측을 제지할 수 있었던 형제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예정이다. 만약 국민연금이 모녀 측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다면 모녀 측 지분은 54.37%로 약 13%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된다.
결국 남은 변수는 소액주주다. 최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임종훈 대표를 차례로 만난 소액주주연대는 약 2.2%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공개적인 지지의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지분 비율이다. 연대에 가입하지 않은 소액주주도 약 14%가량으로 추산된다.
다만 국민연금이 이사회 정관 변경 등 주요 사안엔 적극적으로 의사를 밝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간 국민연금은 그간 카카오, 한화생명 등의 투자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지만, 추가 행동은 없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적인 종목의 투자 목적을 변경하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며 "(한미사이언스 투자목적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도)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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