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기차 혜택 폐기 위협...테슬라 머스크와 '줄다리기'
전기차 혜택 폐기하면 트럼프 지원하는 머스크에게 치명타
화석연료 지지하던 트럼프, 머스크 후원에 '딜레마'
전기차 혜택 줄이겠다면서 머스크에게는 정부 입각 제의
경쟁 밀리는 머스크, 트럼프 정부로 전기차 시장 리셋되면 장기적으로 이익
[파이낸셜뉴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후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전기차 세액 공제를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머스크에게 정치에 입문하라고 제안했다.
미국 제조업 부흥을 외치던 트럼프는 2017~2021년 대통령 임기 당시에도 중국이 주도하는 전기차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전기차에 제공하던 국가 보조금을 폐지하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뒤를 이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친환경 제조업을 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고 북미에서 만든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999만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기로 했다.
IRA 시행과 같은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IRA과 친환경 정책, 전기차 혜택 등을 함께 비난하며 화석연료 산업 육성을 주장했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테슬라의 머스크는 과거 트럼프와 설전을 벌이면서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바이든은 머스크와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보도에서 바이든이 전미자동차노조(UAW)와 관계 유지를 위해 UAW와 사이가 좋지 않은 머스크를 피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지난달 13일 총격에서 살아남자 즉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후원 단체를 만들었다. 트럼프는 이달 3일 조지아주 유세에서 “나는 전기차를 지지한다. 머스크가 나를 매우 강력하게 지지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머스크와 온라인으로 진행한 엑스(X) 대담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상품”이라고 칭찬했다.
트럼프는 이달 19일 인터뷰에서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를 언급하면서도 동시에 머스크에게 손을 내밀었다. 트럼프는 재집권 하면 머스크에게 자문이나 장관직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머스크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그가 만약 할 의향이 있다면 나는 확실히 그럴 것이다. 그는 명석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트럼프가 공약대로 세액 공제를 폐지한다면 테슬라와 다른 전기차 브랜드, 배터리 관련 업체 등 업계 전반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테슬라 주가는 19일에 전장 대비 3.12% 상승 마감했으며 트럼프의 인터뷰가 알려진 이후에도 시간외 거래에서 약 0.38%의 낙폭을 보였다. 최근 민주당의 대선후보 교체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밀리고 있는 트럼프는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에 맞춰 맞불 유세를 열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달 28일 보도에서 머스크가 전기차에 회의적인 트럼프를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시장 점유율을 언급했다. 2019년 당시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점유율은 약 80%에 달했지만 올해 2·4분기에는 49.7%까지 내려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의 입지를 위협하는 경쟁 업체들을 지적하면서 IRA에 따른 전기차 혜택이 폐지될 경우, 당장 테슬라도 피해를 입겠지만 경쟁 업체도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가 세금 혜택 폐지 이후 일정 기간 버틸 수 있다면 경쟁자 제거 및 신규 경쟁자 진입 차단으로 장기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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