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원정서 또 '끔찍한 부상' 반복...벤탄쿠르, '머리 충돌 후 의식불명'→"의사소통은 가능한 상태"
[포포투=김아인]
레스터 시티와 경기 도중 상대와 충돌로 쓰러진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의식을 잃을 정도로 크게 다쳤다. 현재는 의식을 회복했다고 전해졌다.
토트넘 홋스퍼는 20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라운드에서 레스터 시티와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전은 토트넘이 주도하는 쪽으로 진행됐다. 선제골도 토트넘의 몫이었다. 전반 29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제임스 매디슨이 크로스를 올려줬고, 페드로 포로가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토트넘이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전이 시작되고 레스터도 반격에 나섰다. 토트넘을 강하게 압박하며 공격 기회를 엿봤고, 결국 후반 12분 제이미 바디가 동점골을 만들면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양 팀은 무승부로 개막전을 마쳤다.
경기 도중 토트넘에 악재가 발생했다. 후반 26분경 벤탄쿠르가 헤더 슈팅을 시도하려다 압둘 파타우와 강하게 충돌했다. 벤탄쿠르는 그대로 그라운드로 쓰러졌다. 머리에서 피가 흘렀고, 의식을 잃기까지 했다. 의료진이 곧바로 들어왔고 응급 처치가 시작됐다. 벤탄쿠르가 의식을 되찾긴 했지만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긴 어려웠고,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다.
경기 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벤탄쿠르의 상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일단 내가 많은 걸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는 회복하고 있고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는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확실한 건 머리를 다쳤고 지금은 의료진에게 이 일을 맡기겠다. 중요한 건 그가 확실히 의식이 있고 소통도 하고 있다는 거다”고 알렸다.
벤탄쿠르는 토트넘 합류 후 부상으로 자주 울곤 했다. 지난 2021-22시즌 겨울 이적시장 기간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부름을 받은 그는 토트넘의 중원을 책임지며 준수한 경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고 적재적소에 볼을 배급해 주며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2022-23시즌 개막 후에도 핵심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했다.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로 부상 악재가 반복됐다. 내전근 부상으로 한 차례 공생한 그는 2023년 2월 레스터전에서 상대와 경합하던 도중 또다시 부상을 당했다. 벤탄쿠르는 목발을 짚고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검사 결과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통보를 받으면서 한동안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오랜 재활 끝에 지난 2023-24시즌 전반기 복귀에 성공했다. 하지만 4경기 만에 아스톤 빌라전에서 끔찍한 태클을 당하면서 발목 부상을 입었다. 재차 회복 기간을 가진 뒤 겨울 동안 토트넘에 돌아왔지만, 이전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시즌 리그 23경기에서 11번의 선발 출전에 그쳤다.
최근에는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 논란으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한 우루과이 방송에 출연했다. 진행자와 대화 도중 손흥민이 언급되자, “쏘니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주면 어떤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라는 농담을 하면서 손흥민과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 파문을 일으켰다. 아시아인의 생김새가 모두 비슷하다는 말은 동양인에 대한 흔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꼽힌다.
현지에서도 사건을 조명했다. 영국 'BBC'를 비롯해 현지 매체에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을 조명했고, 영국 '타임스'는 벤탄쿠르의 발언이 영국 축구협회(FA)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벤탄쿠르는 논란 직후 개인 SNS에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24시간이 지나고 사라지는 형태의 게시물이었기 때문에 축구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하지만 손흥민이 벤탄쿠르를 용서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손흥민은 약 5일이 지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고,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토트넘도 공식 채널을 통해 입을 열었지만, 별다른 징계 없이 인종차별에 관련한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프리시즌 기간 벤탄쿠르에 관한 질문에 이미 끝난 일이며, 손흥민의 입장을 따르겠다고 말하면서 말을 아꼈다.
개막전을 앞두고 벤탄쿠르의 선발 출전이 예고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던 이브 비수마가 웃음 가스 흡입 논란으로 1경기 출전 징계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체자로 나섰지만, 레스터 원정에서 또다시 심각한 부상으로 악몽이 반복됐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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