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핀 무지개 커브…3전4기 다짐한 롯데 정현수의 성장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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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송원대 출신의 정현수(22·롯데 자이언츠)는 대학 시절 TV 야구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일찌감치 눈길을 끌었다.
4월 10일 처음 1군 엔트리에 들기 전까지 퓨처스리그 5경기(5.2이닝)에선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1군 데뷔전이었던 11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스트레이트 볼넷(0이닝 1실점)을 내주고는 이튿날 말소됐다.
그는 "지난 3번의 1군 콜업 당시가 너무 많이 생각났다"며 "전력을 다해 던지지 못해 후회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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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이라는 벽
프로무대는 녹록하지 않았다. 애초 롯데는 정현수를 두고 “즉시전력감으로 기용할 수 있는 투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했다. 1군과 2군(퓨처스리그)에서 기량 차이가 유독 컸다. 4월 10일 처음 1군 엔트리에 들기 전까지 퓨처스리그 5경기(5.2이닝)에선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1군 데뷔전이었던 11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스트레이트 볼넷(0이닝 1실점)을 내주고는 이튿날 말소됐다.
그리고 이런 일이 2차례 더 반복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6, 7월 정현수를 1군에 불렀다. 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에 김 감독은 “불펜보다는 선발이 심적으로 덜 쫓기지 않겠느냐”며 6월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내세웠지만, 정현수는 2.1이닝 동안 몸에 맞는 공 1개를 포함해 4사구만 5개를 허용했다. 그는 “(방송 때와) 1군 경기가 주는 긴장감이 달랐다”며 “스스로 급해지다 보니 전력으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정현수는 18일 1군 엔트리에 다시 등록됐다. 4번째 콜업이었기에 각오가 남달랐다. 그는 “지난 3번의 1군 콜업 당시가 너무 많이 생각났다”며 “전력을 다해 던지지 못해 후회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마침 이날 사직 키움전 선발투수는 아직 영글지 않은 5선발 후보 이민석이었다. 그 뒤에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최근 퓨처스팀에서 선발 수업을 받은 정현수에게는 기회였다.
여기서 정현수다운 투구가 나왔다. 주무기 커브를 변화무쌍하게 활용해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전성기 류현진(한화)을 연상케 하는 수직 무브먼트(-25.1㎝)에 ‘전설’ 구대성 해설위원마저 “저 공은 치기 쉽지 않겠다”고 감탄했다. 이른바 ‘무지개 커브’를 앞세워 3.1이닝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까지 따냈다. 물론 기량을 평가하기에 아직 보여준 표본이 충분하지 않지만, 이날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은 분명했다. 정현수는 “이번만큼은 전력을 다해 후회 없는 피칭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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