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순찰차서 숨진 여성, 탈출 시도…폭염 속 12시간 만에 사망 추정
경남 하동 파출소 순찰차에서 사망한 40대 여성이 숨지기 전에 탈출을 시도한 흔적이 발견됐다. 여성은 폭염 속 차에 갇혀 12시간 만에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파출소 직원들이 순찰차 안에 있던 여성을 발견할 기회가 두 차례 있었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7일 하동 진교파출소에 주차된 순찰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실종 여성이 사망 전 탈출하려고 시도했던 흔적을 발견했다.
뒷좌석 문을 밖에서만 열 수 있는 순찰차의 특성상 차안에서 여성이 살기 위해 몸부림친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경찰은 구체적인 탈출 시도 흔적에 대해서는 감찰 중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순찰차는 뒷좌석에 손잡이가 없어서 안에서는 문을 열 수 없다. 앞뒤 좌석 사이엔 안전 칸막이 있어서 서로 넘어갈 수도 없다.
지적장애 2급인 이 여성은 지난 16일 오전 2시쯤 하동군 진교파출소에 주차된 순찰차에 혼자 들어간 뒤, 36시간 뒤인 17일 오후 2시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은 가족의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하려던 경찰관들에 의해 발견됐다.
1차 부검에서 여성의 사망 시간은 사후 근육경직을 따져 여성이 차에 들어간 뒤 12시간 만인 16일 오후 2시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사인은 고체온증이라는 1차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부검 중이다.
여성은 진주에서 거주하다 지난 15일 하동 가족에게 왔다가 다음날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은 과거 3차례 가출했다가 자력 또는 타인 신고로 귀가한 적이 있었다.
앞서 파출소 직원들은 여성이 차 안에 있는 동안 근무교대 과정에서 두 차례나 차량 상태를 확인하려고 차문을 열었지만, 여성이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실종 신고를 받은 파출소 직원이 출동할 당시 순찰차에서 뒷좌석에 탄 여성을 발견하게 됐다. 여성이 순찰차에 탄지 36시간만으로 당일 하동지역 낮 최고 기온은 35도를 기록했다.
감찰반은 사건 발생 시간에 순찰차가 운행된 기록 등이 없었던 점을 수상하게 여기고, 파출소 직원들의 진술이 사실인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 본청과 경남경찰청 감찰반은 지난 19일부터 해당 파출소 직원 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사건 당시 순찰차 문을 잠그지 않는 이유, 근무 실태, CCTV영상 등을 통해 전반적인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
폐쇄회로(CC)TV영상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집에서 파출소로 가는 과정에서 4시간가량 거리를 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여성이 누구에게 쫓기고 있거나 피해를 당해 파출소를 직접 들린 정황은 찾지 못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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