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언급, 둘 중 하나는 위증"…마약수사외압 의혹 청문회 공방

이비슬 기자 김민수 기자 2024. 8. 2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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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이 알고있다" 발언에 브리핑 연기 '진실공방'
백해룡 "용산 아니면 설명 안 돼…김찬수가 칼 꽂아"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서 김광호 전 서울청장에게 김찬수 전 영등포서장과의 오찬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2024.8.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김민수 기자 = 여야는 20일 '마약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에서 김찬수 대통령비서실 지방시대비서관실 행정관(전 영등포경찰서장)이 백해룡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전 영등포서 형사2과장·경정)에게 수사 지휘하는 과정에서 '용산'을 언급했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서 백 경정에게 "(김 행정관이)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분명히 말했냐"고 질의했다.

백 경정은 "맞다"며 "사건을 수사하다가 뜬금없이 용산 이야기를 전화로 들었는데 그것이 일반적인 이야기입니까"라고 답했다.

앞서 백 경정은 지난달 29일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찬수 당시 영등포서장에게서 '이 사건을 용산이 잘 알고 있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고 브리핑을 연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발언했다.

백 경정은 이날 청문회에서 "제가 브리핑을 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말씀드리니 (김 전 서장이) '용산에서 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수사팀은 김찬수 전 서장이 꾸렸고 함께한 것이다. 그 공을 배신하려면 어떤 의도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것이 용산"이라며 "(브리핑 계획은) 다 서장님과 의논이 된 것이다. 발을 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찬수 전 서장은 용산 대통령실을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서장은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에게서 "'용산에서 알게 됐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한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전혀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서장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게서 "왜 브리핑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백 경정이 (지난해) 9월 22일 '세관 압수수색은 브리핑 후 진행할 예정입니다'라는 보고를 했다"며 "어느 지휘관이 브리핑한 다음에 압수수색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브리핑 연기 사태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경무관)이었던 조병노 전북경찰청 자치경찰부장도 증인으로 참석해 대통령실과의 관련성을 묻는 질의에 모두 부정했다.

조 경무관은 당시 공식 지휘계통에 없었음에도 불구, 수사팀을 이끌던 백 경정에게 연락해 '보도자료에서 관세청 내용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백 경정은 앞서 조 경무관에게서 '세관 얘기 안 나오게 해 주시는 거죠' 등 말을 들었다고 발언했다.

조 경무관은 모경종 민주당 의원에게서 '백 경정에게 세관 관련 내용이 나오지 않도록 청탁한 바 있냐'는 물음을 받고 "없다. 저는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세관 내용 언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듣고 (인천공항 본부 세관장에게) 전달한 것뿐"이라며 "국정감사를 대비해 요청이 와서 확인해 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백해룡 경정(전 영등포서 형사과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 세번째는 김찬수 대통령실 지방시대비서관실 행정관(전 영등포서장). 2024.8.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날 청문회에서는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증인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자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장내에 소란이 일었다. 백 경정과 김 전 서장의 주장이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두 증인 사이에 날선 발언도 오갔다.

백 경정은 "본인이 진두지휘했던 사건을 갑자기 브리핑도 막고 수사를 방해하게 된 이유가 용산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며 "본인이 (수사팀을) 꾸리라고 지시했고 본인이 명령을 하달했고 제가 그걸 현장에서 수행했는데 조직원들을 배신하고 제 등에 칼을 꽂은 사람"이라고 했다.

반면 김 전 서장은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에게서 "용산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면 다른 데서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했다. '용산에 어떤 라인을 가지고 있냐'는 물음에는 "개인 친분 외에는 없다"고 했다. 이어 '그분과 사소한 연락이라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 직을 걸고 말한다. 분명히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서장은 또 "백 경정이 칼을 꽂았느니 말하는데 제가 이 사건에 대해 사심이 있고 외압을 받았다면 제가 이 자리에 올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둘 중 한 분은 위증을 하고있다"며 "분명히 밝혀질 것이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청문회부터 오늘까지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을 받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만약 백 경정이 대통령실 외압을 받았다면 수사 자체를 하지 못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럼에도 마치 대통령이 마약 사건을 감춘 것처럼 가짜뉴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날 증인으로는 김찬수 대통령비서실 지방시대비서관실 행정관, 조병노 전북경찰청 자치경찰부장, 백해룡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을 포함해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남제현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 등이 출석했다.

다만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을지훈련 참석 관계로 오후에 이어지는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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