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고’ 난 구글 전 CEO, 일자리·AI에 대해 뭐랬길래? [뉴스in뉴스]
[앵커]
구글의 최고경영자였던 에릭 슈미트가 스탠퍼드 대학에서 한 강연이 논란이 돼 강연 동영상이 삭제되는 소동이 있었습니다.
에릭 슈미트는 10년간 구글을 경영했고 미국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장을 맡았던 거물인데요.
무슨 말을 했길래 삭제 소동에 외신들도 떠들썩 했던 걸까요?
박대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살펴보겠습니다.
박 기자, 에릭 슈미트가 무슨 말을 한겁니까?
[기자]
스탠퍼드 대학에서 강연한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난리가 난 것인데요.
"왜 구글이 인공지능 선두 자리를 뺏겼나?"는 진행자 질문에, 에릭 슈미트는 "'워라벨', 즉 일과 사생활 사이의 조화를 택했기 때문"이라면서 "구글 직원은 일찍 퇴근하고 재택근무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릭 슈미트는 "솔직하게 말해서 미안하다"면서 "여러분이 창업하면 직원이 재택을 하면서 다른 회사들과 경쟁하도록 놔둬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앵커]
구글 직원들을 화나게 하는 발언 같네요.
[기자]
실제로 구글 노조가 크게 반발했고 에릭 슈미트는 "실언이었다"면서 부랴부랴 강연영상도 내렸습니다.
하지만 SNS엔 여전히 강연 내용들에 대한 찬반 양론이 뜨겁습니다.
[앵커]
단순 해프닝같기도 한데 여운을 남기는 건 실제로 구글이 주춤하다는 평가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에릭 슈미트도 구글이 뒤쳐진 걸 동의한 것이고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와 손잡았을 때 최고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나 TSMC 등을 칭찬하면서 창업자들의 뛰어난 자질이나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는 직업윤리 같은걸 거론했습니다.
물론 이걸 한국에 1대1로 대입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미국은 해고가 자유로운 반면 잘 하는 직원에게는 엄청난 금전 보상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앵커]
말씀하슨 이른바 빅 테크들이 인공지능을 주도하는데 에릭 슈미트가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했나요?
[기자]
한국 기업을 꼬집지는 않았지만 선두 그룹과 나머지 사이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샘 알트먼이 초대형 데이터센터인 '스타게이트'를 개발하는데 400조 원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렇게 막대한 돈이 필요한 만큼 작은 회사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돈을 투자할 여력이 없는 대부분의 한국 회사들은 경쟁에서 낙오할 거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에릭 슈미츠는 AI발전의 결과 "부자 나라는 더 부자가 될 것"이라면서 국가 단위 격차도 벌어질걸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한국에 대해서는 인도, 일본과 함께 자신들, 즉 미국의 진영에 있다면서 협력할 나라로 평가했습니다.
또 데이터센터에 400조를 쓴다면 결국 HBM 만드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될겁니다.
다만 주도권은 어디까지나 미국이 쥔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진영을 나눈다는 이야기는 중국과 전쟁을 한다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엔비디아의 반도체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걸 통제했습니다.
반도체 칩 분야에서 에릭 슈미츠가 보는 미국과 중국의 격차는 10년입니다.
크다면 큰 격차지만, 에릭 슈미츠는 "여러분의 일생동안 미중간 AI 우위 다툼은 큰 전쟁이 될 것"이라면서 길고 지리한 싸움이 될 걸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최근에는 엔비디아 주식이 한때 급락하기도 했고요.
인공지능이 과연 돈이 될까하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은데 에릭 슈미트는 어떻게 보나요?
[기자]
엔비디아는 칩 뿐 아니라 인공지능 개발에 핵심적인 '쿠다'라는 소프트웨어도 만들었습니다.
에릭슈미트는 쿠다를 써야만 개발이 가능한 독점 상태라면서 엔비디아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첫째 인공지능도 사람처럼 단기 기억력을 가질 것이도 둘재 화학처럼 전문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할 걸로 내다봤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래밍을 못해도 누구나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시대가 1~2년 사이 열릴 거라는데요.
예를들어서 틱톡 앱과 똑같이 작동하는 나만의 앱을 만들어달라고 하면 뚝딱 만들어준다는 말입니다.
그런 기회들을 제공하는 곳이 미국과 미국의 거대기업이라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장래에 대해서는 걱정이 많이 됩니다.
[앵커]
거대 담론은 좀 접어두고, 인공지능이 우리 일자리를 뺏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언급은 없었나요?
[기자]
어떤 직업이 괜찮냐는 질문에 대학 학위와 고급기술직은 괜찮을거라고 답했고요.
위험한 일자리나 인간의 판단이 필요없는 일자리는 줄어들거라고 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공장에는 사람이 필요없다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제조업 일자리 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국가간 격차도 커지고 일자리의 격차도 커진다는 걸 인정한 셈입니다.
인공지능이 정치에 활용되는 것도 경계했는데,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가 AI조작사진을 올리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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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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