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받았으니 선상파티해야지”…초호화 요트 몰고 나간 억만장자 실종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8. 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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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초호화요트가 침몰하면서 영국의 유명 IT 기업가 마이크 린치(59)와 그의 딸 등 6명이 실종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오전 4시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인근 해역에서 승객 12명과 승무원 10명이 탑승한 56m 길이의 호화요트가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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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빌 게이츠’ 마이크 린치 실종
‘금융 사기’ 혐의 무죄 축하 선상 파티
예상보다 강한 폭풍우에 순식간에 침몰
72m에 달하는 돛대 꺾였을 가능성
“기상 이변으로 인해 폭풍 빈번해졌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19일(현지시간) 폭풍우를 만나 침몰한 초호화요트 ‘바이에시안호’의 모습. [EPA = 연합뉴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초호화요트가 침몰하면서 영국의 유명 IT 기업가 마이크 린치(59)와 그의 딸 등 6명이 실종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오전 4시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인근 해역에서 승객 12명과 승무원 10명이 탑승한 56m 길이의 호화요트가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호화요트 ‘바이에시안’이 바다 아래 50m 지점으로 가라앉았다고 밝혔다. 해안경비대가 도착했을 때는 요트가 이미 침몰한 뒤였다.

FT에 따르면 22명 중 15명은 구조됐으나 1명이 숨지고 6명은 실종됐다. 사망자는 선상 요리사로 확인됐다. 실종자는 영국인 4명과 미국인 2명이다.

호화요트의 주인들도 실종됐다. 린치 전 오토노미 창업자와 딸 해나(18)의 행방이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아내 안젤라 바카레스는 구조됐다. 요트는 바카레스가 소유한 기업의 요트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에서 현재 실종 상태인 영국의 ‘IT 거물’ 마이크 린치(59). ‘영국의 빌 게이츠’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린치는 1996년 소프트웨어업체인 ‘오토노미’를 창업한 뒤 대형 상장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영국의 빌 게이츠’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초호화 선상 파티는 린치가 본인에 대한 무죄 판결을 기념하기 위해 자신을 믿고 기다려 준 회사 직원들과 본인을 대리한 법률 회사 관계자들을 초청한 행사였다.

앞서 린치는 오토노미를 2011년 미국 HP(휴렛팩커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오토노미의 실적을 부풀려 인수 가치를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올렸다는 혐의를 받았다.

미국에서 금융사기 혐의로 기소된 그는 12년 동안 법적 다툼을 벌였다. ‘범죄인 인도 청구 소송’에서 패한 린치는 최근 약 1년 동안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린치가 결국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난 건 지난 6월이다.

이탈리아 현지당국에 따르면 린치의 변호인측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했던 영국 보험사 히스콕스의 회장이자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의 회장 조나단 블루머도 실종됐다.

린치의 변호를 맡은 로펌 ‘클리포드 찬스’의 크리스토퍼 모빌로 변호사도 실종 상태다.

바이에시안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72m) 알루미늄 돛대를 장착한 배로 유명하다. 왼쪽에 조명을 받고 있는 요트가 바이에시안호. [AP = 연합뉴스]
사고 원인은 악천후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포르티첼로 연안에는 폭풍우가 몰아쳤는데, 예상보다 규모가 컸다고 한다. 목격자들은 폭풍이 지속된 불과 몇 분 사이에 요트가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토네이도의 형태 중 하나인 ‘용오름’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강풍 때문에 72m 높이의 알루미늄 돛대가 강풍에 꺾였을 수 있다”고 전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5일 지중해의 평균 기온은 28.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해수면 온도는 강한 폭풍우를 야기한다.

FT는 “현대 기술이 집약된 초호화요트가 충돌이 아닌 기상 환경으로 인해 순식간에 침몰했다는 사실은 기상 이변이 더욱 빈번하고 강렬하게 발생하고 있는 지금 해양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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