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울산과 포항, 코리아컵에서 반등할까?
프로축구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가 힘겨운 여름철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두를 다투던 울산과 포항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모든 관심은 첫 우승을 꿈꾸는 강원FC에게 넘어갔다. 두 팀의 하락세는 순위표에서 잘 드러난다. 11경기를 남긴 20일 현재 울산이 3위, 포항이 4위다.
울산은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축구대표팀으로 떠난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이경수 감독대행을 거쳐 김판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새 기틀을 다지는 단계다. 이 부분이 성적에도 반영돼 선임 첫 경기였던 지난 10일 대구FC전은 1-0으로 승리했지만, 18일 수원FC전은 1-2로 패배했다. 최근 5경기 성적을 따진다면 2승3패로 우승 후보답지 않은 흐름이다.
포항도 무더위에 힘을 잃었다. 포항이 우승 경쟁을 유지하기 위해 꼭 승리가 필요했던 지난달 28일 김천 상무와 홈경기에서 1-2로 패배한 것을 시작으로 FC서울과 전북 현대에 연달아 패배하면서 시즌 첫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다행히 울산과 포항은 분위기를 바꿀 무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21일 열리는 코리아컵 4강 1차전이다.
지난해까지 대한축구협회(FA)컵으로 불리던 이 대회는 이제 4팀의 각축전으로 우승 경쟁이 좁혀졌다. 홈 앤 어웨이로 펼쳐지는 4강에선 울산이 먼저 광주 원정을 떠나고, 포항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 맞대결을 벌인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광주FC와 4강 1차전이 반등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올해 광주를 상대로 2전 전패를 당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다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FC전에서 퇴장을 당한 주민규도 코리아컵은 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력 누수도 없다.
김판곤 감독이 수원FC전에서 주전 7명을 벤치로 과감하게 내린 것도 광주와 코리아컵 4강 1차전을 겨냥한 포석이었다. 김판곤 감독은 공격 전개와 수비 방식을 능동적으로 바꾼 게임 모델에 승부를 건다. 김판곤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갑자기 다른 축구에 적응하느라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경기당 9㎞를 뛰던 선수들이 11㎞를 뛰어주고 있다. 선수들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은 제주와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다. 포항이 단판 승부였던 지난해 4강에서 제주와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포항은 그 기세로 결승에서도 전북 현대를 4-2로 꺾고 통산 5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포항이 올해도 코리아컵을 들어 올린다면 단독 최다 우승의 영광도 안게 된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이호재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상을 털어낸 안재준의 활약상에 기대하고 있다. 박태하 감독은 “여름철 타이트한 일정에서 먼 거리 원정 경기까지 치르는 게 부담이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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