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붕괴···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LG 불펜, 어쩌다 이렇게 됐나[스경x이슈]
LG는 지난 주말 KIA 3연전에서 침통한 결말을 맺었다.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4경기 차로 쫓았던 KIA와 거리는 7경기 차로 벌어졌고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30경기를 남겨놓고 1위 KIA에 3승12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내주면서 기운도 완전히 내줬다. 이 3연전으로 선두 추격은 이제 매우 어려워졌다.
이 3연전은 올해 LG의 선두 경쟁력이 처지는 지점을 뚜렷이 보여줬다. 16일에는 2-0으로 앞선 9회초에 마무리 유영찬이 역전 2점 홈런을 포함해 3실점 하면서 2-3으로 승리를 내줬다. 충격의 역전패 다음날 불펜은 완전히 무너졌다. 1-0으로 앞서다 5회초 1-2로 역전당한 뒤 6회초에는 무려 9점을 내준 끝에 4-14로 대패했다. 선발 손주영에 이어 1-3으로 뒤진 1사 1·3루 등판한 정우영이 폭투-볼넷-2타점 2루타-볼넷, 이어 등판한 박명근은 볼넷-만루홈런-솔로홈런으로 빅이닝을 허용했다. 타선은 사흘간 6득점에 그쳤다. 18일에는 0-4로 무기력하게 완패했다.
올시즌 KIA와 맞대결에서 반타작도 하지 못한 것은 LG가 1위 싸움에서 물러나고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올해 LG는 지난해에 비해 타격도 부진하지만 수 년 간 ‘최강’이라 불렸던 불펜의 약세가 심각하다. KIA와 맞대결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약점이다. 올해 KIA와 치른 15경기에서 LG 불펜은 51이닝 동안 55실점 했다. 평균자책이 8.65로 KIA를 상대한 9개 팀 불펜 중 가장 높다.
LG 불펜의 붕괴는 사실상 예고돼 있었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 뒤 마무리 고우석이 미국에 진출했고, 이정용이 군 입대했고 정우영과 함덕주가 부상당해 기약 없는 재활에 들어갔다. 필승계투조로 뛰었던 투수 넷이 한꺼번에 빠졌지만 당장 보강책을 만들지 못했다. 새로운 불펜 자원을 빠른 시간 안에 키워 시즌을 치르겠다는 계산은 빗나가고 있다.
새 불펜의 중심이 돼줄 것으로 기대했던 백승현과 박명근이 부상과 부진을 반복하고 부상에서 먼저 돌아온 정우영마저 제모습을 계속 찾지 못한 채 19일 2군으로 갔다. 전반기에는 선발들이 끌어주면서 새 불펜이 자리잡을 시간을 벌고 후반기인 8월 이후에는 불펜이 안정되면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LG의 희망은 빗나갔다.
필승계투조에서 던질 수 있을만한 투수 한 명을 시즌 중 영입하기는 매우 어렵다. 지난 시즌을 마치자마자 필승조가 사실상 공중분해 됐는데 LG는 미래를 위해 새 투수들을 키워 쓰기로 하고 목표는 그대로 통합 2연패에 고정했다. 실제 전력을 감안하면 오히려 매우 잘 버텼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올해 LG는 마운드 구성 자체가 처음부터 매우 약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KIA와 3연전을 마치던 지난 18일 “유영찬, 김진성에 필승조가 둘은 더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개막하면서부터 했던 말을 9월을 앞두고도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올라와줘야 할 투수를 함덕주, 박명근, 정우영, 백승현으로 꼽은 것도 그동안과 똑같다. 더이상의 해법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을야구를 위해서도 고정된 필승조 확보는 매우 중요하지만, 시즌 내내 나오지 않던 필승조 자원이 한 달 사이 나오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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