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별난 엔믹스, 별처럼 빛나는 믹스팝 '별별별' [뉴트랙 쿨리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실력파 아이돌 중 하나로 꼽혀온 엔믹스가 돌아왔다. 공백기에도 멤버들의 개인 활동과 SNS 등을 통해 관심을 유지한 엔믹스는 이번에도 자신들만의 고유한 장르인 믹스팝을 내세웠다. 여전히 유니크한 엔믹스의 믹스팝 속에서 멤버들은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
엔믹스는 19일 새 미니앨범 'Fe3O4: STICK OUT'을 발매했다. 지난 1월 발매한 'Fe3O4: BREAK'이후 7개월 만의 컴백이다. 또한 엔믹스의 세 번째 시리즈 'Fe3O4'의 두 번째 이야기이기도 하다. 'Fe3O4' 시리즈는 적대자에 의해 배가 불에 타며 모험에 차질이 생기게 된 소녀들이 FIELD에 머무르게 되며 벌어지는 스토리를 담은 시리즈다.
시리즈의 시작에서 한계와 고정관념을 부수는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별나고 독특한 존재들을 응원하고 존중하며 그들과 연대해 나아가겠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 '별별별'을 시작으로 'SICKUHH', 'Red light sign, but we go', 'BEAT BEAT', 'Moving On', 'Love Is Lonely' 등 총 여섯 트랙이 담겨져 있다.
타이틀곡 '별별별'은 엔믹스와 떼 놓을 수 없는 믹스팝 곡이다. 올드스쿨 힙합과 팝 펑크 장르를 섞었던 전작의 타이틀곡 'DASH'와 달리 이번에는 올드스쿨 힙합과 컨트리 장르를 섞어냈다. 전반적으로 무심한 듯한 바이브 속에서 스산한 허밍, 자유로운 분위기의 컨트리 구간, 후반부의 웅장한 떼창 등이 다채롭게 담겨있다. 가사는 '별별별'이라는 단어의 이중적인 의미를 녹여냈다.
데뷔 때부터 내세워온 믹스팝은 이제 엔믹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두 장르를 융합해 하나의 곡으로 만든다는 개념 자체는 낯설지 않다. 다만 엔믹스처럼 이를 전면에 내세운 그룹은 드물었다. 익숙한 개념을 전방위적으로 강조한 엔믹스는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빠르게 정립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타이틀곡만큼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 엔믹스에게서 믹스팝이 사라진다면, 그룹의 근본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믹스팝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사람도 많았다. 엔믹스가 '믹스팝'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내세운 순간부터 가진 영원한 숙제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호불호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별별별'은 그 호불호를 최대한 줄여 나가려는 의도가 느껴진다. 믹스팝의 '불호'를 담당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두 장르가 섞여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 들 때가 있다는 점이다. '별별별'은 두 장르를 섞었지만 올드스쿨 장르 쪽으로 큰 힘을 실었다. 언뜻 서태지의 '컴백홈'이나 H.O.T.의 '전사의 후예'를 떠올리게도 하는 '별별별'의 힙합 비트는 곡 전체를 아우른다. 여기에 컨트리가 요소요소에 배치되며 곡이 일변도로 흘러가는 것을 막았다.
특히 올드스쿨은 최근 많은 아이돌이 선택하는 장르다. 엔믹스 역시 두 앨범 연속 타이틀곡에 올드스쿨을 집어넣었다. 앨범의 서사뿐만 아니라 장르적으로도 연관되는 'DASH'와 '별별별'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통일성을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어느 정도의 교통정리가 이루어지며 예전만큼 '난해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믹스팝이 가진 호불호보다 아쉬운 점은 타이틀곡이 믹스팝으로 강제된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수록곡이 좋아도 장르가 믹스팝이 아니라면 타이틀곡으로 선정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다. 두 가지 이상의 장르를 섞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믹스팝이 오히려 앨범 구성에는 제약을 준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이번 앨범에 담긴 수록곡들 역시 타이틀곡이라고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키드밀리가 작사와 피처링으로 합류한 'SICKUHH'는 엔믹스의 과감하고 유니크한 랩을 느낄 수 있으며 'Red light sign, but we go' 역시 엔믹스의 음악적 세계를 확장한다. 멤버들의 보컬 스펙트럼이 돋보이는 'BEAT BEAT',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Moving On', 먹먹하고 애틋한 감성의 'Love Is Lonely' 역시 마찬가지다. 믹스팝이라는 콘셉트이자 아이덴티티에 가려져 있지만 꾸준하게 가려져 있는 엔믹스의 성장이 돋보인다.
모든 앨범이 그렇겠지만, 엔믹스에게 이번 앨범은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전작 'DASH'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여러 예능에서 맹활약한 오해원, MZ세대 워너비 비주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설윤 등 멤버들을 향한 관심도 역시 높아졌기 때문이다. 앨범 초반의 기세는 나쁘지 않다. 음반과 음원 모두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며 본격적인 활동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엔믹스가 '걸그룹 명가' 타이틀 유지가 불안했던 JYP의 명예를 회복시켜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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