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생물자원관, 마니아 많은 ‘비 냄새’ 원인 미생물 발견… 향수 개발 추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동쪽송당 동화마을 수국정원에서 관광객들이 우산을 쓰고 산책하고 있다. /뉴스1

국내 연구기관이 비 냄새를 유발하는 미생물을 밝견하고, 관련 균주를 배양할 수 있는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관은 해당 미생물을 활용해 마니아가 많은 비 냄새를 활용한 향수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비가 내릴 때 나는 특유의 향을 내는 미생물을 발견하고, 관련 균주를 배양할 수 있는 특허를 출원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비 냄새 원인 물질은 ‘2-메틸이소보르네올’로 밝혀졌다. 2-메틸이소보르네올은 남조류 및 방선균에서 유래한 휘발성 유기화합물로 비 냄새와 흙 냄새를 유발한다. 인체에 유해하진 않으나 특유의 흙 냄새로 불쾌감을 줄 수 있어 먹는물 수질감시 항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전남 목포 소재 고하도의 토양에서 ‘2-메틸이소보르네올’을 생산하는 미생물인 ‘노스톡 속’ 남조류를 발견했다. 노스톡 속은 남조류에 속하는 질소고정 광합성 세균이다.

2-메틸이소보르네올은 자연 상태에서 불쾌감을 줄 수 있지만, 최근 유럽에선 자연 냄새를 모사한 향수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이 냄새가 집중력 향상 등 두뇌 활동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류태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은 “이번 발견은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섬지역 토양 남조류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향수 원료 등 국가 생물산업 활성화를 위해 ‘2-메틸이소보르네올’이 뇌건강 기능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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