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작 후계약도 모자라 대금도 떼먹어…'하도급 갑질' 딱 걸렸다

공정위, 에스엠알오토모티브모듈코리아에 과징금 2억800만원

에스엠알오토모티브모듈코리아가 약 3년 동안 6개 수급사업자에 자동차 후사경 관련 금형 제조를 위탁하면서 계약서를 주지 않거나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벌였다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에스엠알오토모티브모듈코리아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과징금 2억8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에스엠알오토모티브모듈코리아는 2020년 5월부터 2023년 5월까지 6개 수급사업자에 금형 제조를 위탁하면서 56건의 계약과 관련해 하도급대금과 그 지급 방법 등을 기재한 서면을 수급사업자가 작업을 시작한 최소 1일 ~ 최대 128일이 지난 후에 발급하거나 아예 발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2020년 5월부터 2023년 4월까지 6개 수급사업자에 제조위탁한 자동차 후사경 관련 금형 80건을 납품받았음에도 수령증명서를 주지 않았다.

2020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는 73건의 자동차 후사경 관련 금형 목적물을 수령했지만 수령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검사 결과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수급사업자 A사에 자동차 후사경 관련 금형을 제조위탁한 후 2023년 1월 목적물을 납품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정 지급기일 이내에 잔금 297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후 올해 2월 미지급 하도급대금 2970만원을 만기 59일 어음으로 지급했지만 해당 금액을 법정 지급기일보다 늦게 지급하면서 발생한 지연이자 408만6000원, 어음할인료 36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2021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6개 수급사업자에 법정 지급기일을 초과해 하도급대금(잔금 등)을 지급하면서 그 초과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 총 1억4791만7000원도 주지 않았다.

2020년 6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하도급대금을 만기일이 법정 지급기일을 초과하는 어음으로 지급하면서 그 초과 기간에 대한 어음할인료 총 3261만7000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수급사업자인 금형 제조업체가 금형을 납품하고 검사에 합격했음에도 발주자인 완성차업체가 자동차 부품에 대한 양산 승인을 완료한 이후 잔금을 지급해 온 금형 분야 원사업자의 대금 지연지급 관행을 적발·제재함으로써 신속하게 하도급대금을 수령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