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에 대한 기대치…달감독은 알고 있다. 노시환의 마음을

배재흥 기자 2024. 8. 2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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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홈런왕 노시환은 19일까지 홈런 22개를 기록 중이다. 사진은 홈런 세리머니 하는 노시환. 한화 제공



노시환. 한화 제공



노시환(24·한화)은 지난해 31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어린 홈런왕에 등극했다. 노시환보다 어린 나이에 홈런왕을 차지한 타자는 이승엽 두산 감독과 장종훈 KBO 재능기부위원, 단 두 명뿐이다. 타율 0.298, 타점 101개 등 홈런 이외 성적도 좋았다. 타율이 조금 모자라 ‘3할-30홈런-100타점’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노시환은 2019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20년, 202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 거포로 커나갈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2022년 홈런이 6개로 뚝 떨어졌다. 이때 충격받은 노시환은 2023시즌을 앞두고 장타에 초점을 맞춰 타격 자세를 수정했고,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렸다. 23세 홈런왕, 노시환이 거머쥔 타이틀이다.

여기에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활약이 보태지며 노시환을 바라보는 시선과 기대치가 달라졌다. 주위의 평가가 달라진 것에 들뜨지 않았던 노시환은 지난해 말 스포츠경향과 인터뷰하며 “1년 반짝한 선수는 많이 있다. 정말 대단한 건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했다. 2024시즌을 준비하는 그의 각오였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노시환의 장점 중 하나로 수비 능력을 꼽았다. 사진은 수비 훈련하는 노시환. 한화 제공



김경문 감독. 한화 제공



그러나 노시환은 올해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눈에 띄는 지표상으론 그렇다. 19일까지 106경기에 출전한 노시환은 타율 0.277, 22홈런, 77타점, OPS 0.824를 기록 중이다. 커리어하이를 찍은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렇다면 한화의 중심 타자는 올해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김경문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김 감독은 “어린 나이에 홈런왕 타이틀을 얻었고, 너무 잘했다. 선수를 바라보는 기대치도 높아졌다”며 “홈런 20개를 쳐도 양이 안 차는 마음은 알지만, 그렇게 보진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수비수 노시환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3루수 노시환은 올시즌 리그 전체 내야수 가운데 세 번째로 긴 수비(916이닝)를 소화하고 있다. 실책은 7개로 이닝 대비 적은 편이다.

지난 7월 노시환이 어깨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을 때, 한화는 주전 3루수 공백을 메우는 데 애를 먹었다. 김 감독은 “수비는 노시환 선수의 큰 장점이다. (지명타자로) 안 빠지고 3루수로 길게 뛰어주고 있다”며 “공격만 해서 홈런만 치려고 하지 않는다. 수비도 탄탄하게 준비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모든 성적이 하락한 것은 아니다. 득점권 타율(0.315) 등 지난해보다 나아진 지표도 있다. 베테랑 사령탑은 젊은 타자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길 바랐다. 김 감독은 “감독도 한 해 성적을 잘 내면, 다음 해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고 공감하며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아직 30경기 이상 남았다. 홈런도 더 칠 텐데, 마음을 편하게 가졌으면 좋겠다”고 기운을 북돋웠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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