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특검법 충돌 계속… “민주 정쟁특검” vs “국힘 시간끌기”

韓-李 대표회담 암초 가능성
구체적 특검안 도출 어려울듯

오는 25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담을 앞두고 민주당은 20일 한 대표가 조건으로 내세운 이른바 ‘제보공작’ 의혹도 특별검사법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 후 특검 논의”라는 당론을 유지하고 있는 여권 내의 분열을 노리면서 한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채 상병 사건의 올바른 수사를 늦출 수 없기에 한 대표의 제안(제보공작 의혹 수사)을 받아들겠다”며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신속히 발의하라”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제보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당내·외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보공작 의혹 당사자인 장 의원은 자신을 향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 의원이 제기한 제보공작 의혹은 오히려 ‘김건희 게이트’를 막기 위한 이모(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자) 씨의 ‘방탄작전’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특검법은 실체적 진실 규명에 대한 진의가 결여돼 있다는 입장이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점점 강화되는 정쟁적 요소가 포함되는 특검법을 (민주당이) 계속 통과시키려는 의지를 보인다면 대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미 제출한 위헌적인 특검법안을 철회하고, 더 이상의 특검법 발의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제3자 추천 방식이나 제보공작 의혹 포함 여부를 떠나 특검 자체에 대한 당내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 여야 대표가 만나더라도 합의안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윤정선·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