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앵커, 尹 '반국가세력 암약'에 "군사정권 누명 씌울 때 표현 2024년에"

조현호 기자 2024. 8. 2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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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앵커 "지지층 결집용" TV조선 KBS는 반국가세력 발언 누락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조현용 MBC 앵커가 19일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군사정권이 독재에 항거한 사람에 쓰던 반국가세력이라는 표현이 2024년에 다시나왔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 내부에 자유민주주의 세력을 위협하는 반국가세력이 곳곳에 암약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MBC 앵커가 “군사정권 때 독재에 항거하던 사람에게 썼던 표현이 2024년에 다시 나왔다”고 비판했다. JTBC 앵커는 “지지층 결집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KBS와 TV조선은 윤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을 관련 보도에서 누락했다.

조현용 MBC 앵커는 19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수십 년 전 군사정권이 독재에 항거하거나 비판적인 사람들 혹은 그렇지도 않은 이들에게 누명을 씌울 때 자주 썼던 표현 기억하느냐”며 “반국가세력이라는 표현이 다시 나오는 지금은 2024년”이라고 지적했다.

조 앵커는 톱뉴스 <“반국가세력 곳곳 암약”‥“친일 덮으려 북풍몰이”> 앵커멘트에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다면서 화살을 내부로 돌리고 또다시 '반국가세력' 같은 표현들을 사용한 건데, '시대착오적인 이념공세'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고 비판했다. MBC는 이 리포트에서 “최근 '뉴라이트' 논란이 불거진 인사들을 중용하면서 '친일 정권'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윤 대통령의 발언이 더욱 거칠어지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조현용 앵커는 리포트 <다시 들고 나온 '반국가세력'‥왜? 누구를 겨냥?>에서 윤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언급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집권 초반에는, 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면서, 그러면 대통령이 과거에 반국가세력의 검찰총장이었던 거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고, 최근에는 모호하게,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을 그렇게 부른단 비판도 나오는데, 역사관 관련 비판이 빗발치니까 지지층 결집에 나선 거란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MBC는 리포트에서 실제 윤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을 나열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28일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반국가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하여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했다고 했고, 9월15일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에서 “반국가세력들은 허위 조작과 선전 선동으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26일 국무회의에서도 “반국가세력들이 국가안보를 흔들고” 있다고 했다.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말했다.

▲MBC가 19일 뉴스데스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짓선동, 가짜뉴스 발언과 관련해 무엇이 가짜뉴스이고 선동인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MBC는 “윤 대통령은 무엇이 가짜뉴스인지, 무엇이 선동인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며 “다만 이 단어가 튀어나올 때는 이번 친일 논란처럼 윤 대통령의 역사인식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MBC는 “윤 대통령이 최근 건국절 논란과 관련해 먹고살기 힘든 국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냐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런 국민들에게 왜, 지금, 반국가세력에 맞서 항전이 필요한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민용 JTBC 앵커도 '뉴스룸' 톱뉴스 <이번엔 “반국가세력 곳곳 암약”>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광복절 경축사에서 반자유세력, 검은 선동세력을 거론한 지 나흘 만에 또다시 이런 발언을 한 것”이라며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한민용 JTBC 앵커가 19일 뉴스룸 톱뉴스 앵커멘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암약 발언을 두고 지지층 결집용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진=JTBC 뉴스룸 영상 갈무리

성혜란 채널A 기자는 '뉴스A' 스튜디오에 출연해 '여랑야랑' 코너의 <다시 나온 반국가세력>에서 '늘 반국가세력이 누구냐 논란인데 누구를 뜻하는 거냐'는 동정민 앵커 질의에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헌법 체제를 위배'하는 세력이라고 하더라”며 “이번에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유를 확장한 통일'을 언급했다. 그 반대 세력을 겨눈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성 기자는 “최근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 때 '다른 나라 전쟁을 보면 가짜 뉴스를 퍼뜨려서 내부 교란하는 세력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세력들을 잡아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YTN는 이날 '뉴스나이트' <尹 “반국가세력 암약…北 가짜뉴스 도발에 대응 강화”>에서 “특정 단체나 세력을 겨냥하진 않았지만, 가짜뉴스의 폐해를 연일 강조하며 강력한 대응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건국절 논란을 민생과 관련 없는 불필요한 이념 논쟁이라고 지적한 윤 대통령이 오히려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냔 야권 지적에 대통령실은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 대응 태세를 강조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고 보도했다.

▲성혜란 채널A 기자가 19일 뉴스A 여랑야랑 코너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언급한 반국가세력에 대해 누구인지 물어봤더니 헌번체제를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하더라고 전하고 있다. 사진=채널A 뉴스A 영상갈무리

SBS는 '8뉴스' <'세종 핵 공격' 첫 대응 훈련…“반국가 세력 암약”>의 리포트 뒷부분에 “윤석열 대통령은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사이버전은 물론, 가짜뉴스를 활용한 여론전 같은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에 주의를 당부하며 내부의 적을 겨냥했다”고 보도한 것이 전부였다. 김주하 MBN 앵커는 '뉴스7' <윤 대통령 “반국가세력 사회 곳곳 암약”>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반국가세력이 사회 곳곳에 은밀히 활동하고 있다며 말이 아닌 힘으로 자유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고, 연합뉴스TV도 '뉴스리뷰' <윤 대통령 “반국가세력 곳곳 암약”…국가 총력전 태세 강조>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

KBS와 TV조선은 메인뉴스에서 아예 이 발언조차 보도하지 않았다. TV조선은 '뉴스9' <한미 을지훈련 시작…북한 핵 공격 대응>에서 윤 대통령 반국가세력 암약 발언을 누락했고, KBS도 '뉴스9' <“북, 비이성적 도발 위협…총력 안보태세”>에서 윤 대통령이 북한의 가짜뉴스 여론전과 심리전을 언급한 발언을 소개하면서도 '우리 내부에 반국가세력이 암약하고 있다'는 발언은 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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