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쌀값 폭락에 절규" 눈물로 논 갈아엎은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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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레 길러온 벼인데, 갈아엎으려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이날 모인 농민들은 논 갈아엎기 투쟁에 앞서 집회를 열고 "농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쌀값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재 익산시농민회 회장은 "풍요의 계절 가을을 앞두고 농민들은 가슴이 벅차야 하지만, 우리는 이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한숨 섞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2022년 쌀값 폭락에 절규했는데, 또 쌀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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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정성스레 길러온 벼인데, 갈아엎으려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20일 오전 10시 30분 전북 익산시 춘포면의 한 농경지.
이제 막 벼 이삭을 패는 푸릇푸릇한 논 위로 100∼150마력의 트랙터 3대가 도착했다.
곧 조용진(41)씨가 트랙터를 몰고 자신의 1천100여평의 논 오른쪽 가장자리부터 밀고 앞으로 나갔다.
논을 빙 둘러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농민 250여명은 이를 보고 마음이 아픈지 순식간에 쓰러지는 벼들을 가만히 바라만 봤다.
눈이 부실 정도로 짙은 초록색을 띠던 논은 30여분 만에 진흙과 쓰러진 벼로 뒤덮였다.
트랙터에서 착잡한 표정으로 내린 조씨는 "자식 같은 농작물을 갈아엎는 심정이 정말 속상하다"며 "하지만 쌀값이 폭락하는데 별다른 대책이 없고, 다른 농산물들도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보면서 이건 잘못됐다는 생각에 논 갈아엎기에 나서게 됐다"고 차분히 설명했다.
조 씨는 10여년 전께 고향인 익산으로 내려왔다고 했다.
그는 "청년 농업인 육성이란 정부 정책에 맞춰 농사를 시작했다"며 "왜 농민들이 소중한 논을 갈아엎어야 하는지,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모인 농민들은 논 갈아엎기 투쟁에 앞서 집회를 열고 "농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쌀값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쌀 80㎏ 한 가마가 17만원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수확기인 10월보다 4만원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농민들은 재고에 더해 올해 쌀 수확이 시작되면 '45년 만에 대폭락'으로 신음했던 2022년 9월 15만5천원보다 쌀값이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재 익산시농민회 회장은 "풍요의 계절 가을을 앞두고 농민들은 가슴이 벅차야 하지만, 우리는 이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한숨 섞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2022년 쌀값 폭락에 절규했는데, 또 쌀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그러면서 "하지만 대책이 전혀 없다. 지금 지난해 생산했던 쌀이 농협 창고에 그대로 쌓여 있어서 수매를 더 못할 지경인데, 정부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며 "누구도 해결해주지 않는 이 쌀값 폭락의 상황에서 농민들은 함께 힘을 합쳐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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