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웬일로?…1000억 몸값 사장님 위한 '파격' 제안
자택 캘리포니아서 본사로 '전용기' 출퇴근
영입 공들인 결과…"스타급 임원 확보 조치"
직원은 주3일 출근…"근무조건 불만 나올수도"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체인 스타벅스가 새롭게 영입한 최고경영자(CEO)에게 1000만 달러(약 135억원)의 계약금과 7500만달러(약 1016억원) 상당의 주식 보상 외에도 ‘원격근무’ 특전을 제공해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패스트푸트 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브라이언 니콜 CEO는 스타벅스의 차기 CEO 겸 이사회 집행의장으로 선임되면서 본사가 있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로 이사하지 않고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며 원격 근무를 할 예정이다.
니콜 CEO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집에서 본사가 있는 시애틀로 출퇴근할 때에는 회사 전용기를 이용해 이동할 예정이다. 이에 WSJ은 니콜 신임 CEO는 미국 내에서도 드문 ‘슈퍼 커뮤터(장거리 출퇴근자)’ CEO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기업 자문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회사는 여전히 CEO가 본사 근처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한다. 니콜 CEO 같은 경우를 보면 스타벅스가 신임 CEO 영입을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섰는지를 보여준다고 WSJ은 짚었다. 니콜 CEO는 2018년부터 6년 반 동안 치폴레를 이끌면서 이 회사의 이익을 약 7배 늘렸으며 이 기간에 치폴레의 주가는 약 800% 상승했다.
니콜 신임 CEO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기업에서 채택한 ‘하이브리드 근무’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니콜 CEO가 본사에서 주로 근무하면서 전 세계 매장과 시설, 사무실에서 직원 및 고객과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스타벅스의 본사는 시애틀에 있지만, 니콜 CEO를 위해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 소규모 원격 사무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이 사무실에는 니콜 CEO가 선택한 비서를 고용할 예정이며, 스타벅스는 해당 사무실 유지비도 부담할 방침이다.
앞서 니콜 CEO는 2018년 치폴레의 CEO로 취임한 이후 본사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자신이 거주하던 캘리포니아주로 이전하기도 했다. 회사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시도로 여겨졌지만, 당시 모든 직원이 이사 기회를 받지 못했다고 WSJ은 전했다.
스타벅스는 본사 직원들에게 주 3일 출근을 요구하고 있다. 니콜 신임 CEO에게 허용된 근무 유연성을 놓고 하위 직원들 사이에서 본인들의 근무 조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기업 자문 회사인 그룹 360 컨설팅의 라힐라 안와르 사장 겸 CEO는 “평직원들은 이러한 지리적 유연성을 요구할 수 없지만, 기업들은 핵심 직책을 맡을 사람을 채용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의 일환으로 고위급 직원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벅스에서 니콜 CEO와의 고용 계약은 회사가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더라도 스타급 임원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와르 CEO는 “CEO가 회사 전용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같은 날 본사로 올라가거나 여러 사무실을 방문하기가 훨씬 쉬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니콜 CEO뿐 아니라 땅덩이가 큰 미국에서는 간혹 CEO가 본사가 아닌 다른 곳에 거주하고 일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 대표 여성 속옷 및 뷰티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은 차기 CEO로 힐러리 슈퍼를 영입하면서 본사가 있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가 아닌 뉴욕 사무실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의 데이비드 캘훈 전 CEO도 팬데믹 기간에 재택근무를 했고, 본사가 있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으로 이사하지 않고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자택에서 전용기를 타고 출퇴근했다. 미국 4대 은행인 웰스파고의 찰리 스카프 CEO도 동부 뉴욕에 거주하면서 서부 샌프란시스코 등에 있는 웰스파고의 주요 사무실을 오가며 근무 중이다. 온라인 데이팅 앱인 범블의 리디아네 존스 CEO도 본사가 있는 남부 텍사스주 오스틴이 아니라 북동부 매사추세츠 보스턴 근처에서 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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