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금투세, 시행 전 보완"…'이재명안' 물밑 조율 착수

한병찬 기자 2024. 8. 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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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위·정무위 위원들, 금투세 보완 필요성 공감대 형성
이재명 외연 확장 '우클릭'…당내 소수 이견·대표회담 관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8.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역대 최고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완화 등 중도 확장을 위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물밑 토론을 진행하는 등 당내 의견을 수렴하며 이견 조율에 한창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위원회·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위원들은 금투세 관련 간담회를 열고 '금투세 시행 전 보완' 방향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이들은 금투세 보완 방식으로 △현행 '반기마다 원천 징수' 방식을 1년에 한 번 확정 신고 방식으로 변경 △근로소득 공제 시 금융투자 소득을 합산하지 않아 불이익 발생 방지 △자본시장 밸류업(지배구조 개선 정책) 등을 논의했다.

다만 이 대표가 제시했던 5000만 원 공제 한도를 1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1억 원부터 시작해 점차 정비할 것인지 처음부터 5000만 원 이상으로 해서 보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감대가 당내에 기본적으로 형성돼 있다고 본다"며 "당 지도부도 이런 의견을 보며 판단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지난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금투세에 대해 "예정대로 시행하는 게 맞지만, 납세자들이 주장하는 몇 가지 문제는 보완한 후에 시행하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공제 한도 상향 방안에 대해서는 "금투세를 한 번에 모아서 시행하면 국내 주식 손실분과 해외주식 이익분을 통산할 수 있어 과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또 올해 주식 투자로 본 손실을 내년에 이익을 봤을 때 통산하는 이월 결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금투세 유예·완화 입장 등 기존 민주당 정책과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며 의견이 분분했다. 11일에는 민주당 의원 170명이 모인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금투세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이소영 의원은 금투세 도입을 미뤄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고 정진욱 의원은 예정대로 도입해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공개적으로 '금투세 시행 후 보완' 입장을 밝혀 오기도 했다. 진 의원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한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동안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왔다"며 "쟁점이 다 나와 있는 만큼 조만간 당 차원에서 입장을 밝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 대표의 금투세 입장에 맞춰 민주당은 당내 이견을 조율해 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5일 이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회담에 금투세가 의제로 상정될지도 주목된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다만 금투세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해 온 만큼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 금투세는 주식 등에 투자해 얻은 연간 수익이 연간 5000만 원을 넘기면 초과한 소득의 20~25%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당초 2023년 도입을 목표로 했으나 2025년 1월로 유예됐다. 최근 증시 폭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 우려가 일면서 금투세 폐지 논의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연임을 발판 삼아 대권을 준비하는 이 대표는 금투세 등 조세 저항이 심한 정책은 국민 부담을 줄여 중도층 표심을 잡으려 하고 있다. 2030세대와 중산층에서 금투세 폐지 여론이 높은 만큼 외연 확장을 위해 이들을 달래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금투세에 대해 "일시적으로 유예 또는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금투세는 거래세를 줄이면서 도입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 대체 입법이다. 이거까지 폐지해버리면 말이 안 된다"고 폐지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2024.8.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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