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젊은이 녹인 'K-아이스크림'...비싸도 판매 불티

7월 기준 연간 판매액 90% 증가…현지 제품 比 3배
젊은층에서 한국 문화 인기, 한국산 비싸도 찾는 이유

러시아 모스크바 대형마트에 등장한 한국 아이스크림 전용 냉동고.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에서 한국 아이스크림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아이스크림 판매는 전체 아이스크림 판매 성장률을 앞질러 약 3배 증가했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IQ 데이터에서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한국 아이스크림 소매 판매(금액 기준)는 약 9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 전체 아이스크림 판매액이 27.3% 상승한 것과 비교해 3배 넘는 증가다.

일부 소매 체인점에서 한국 제품은 이미 전체 수입 아이스크림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전체적으로 수입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8%를 넘지 않기 때문에 올해 생산량을 14% 늘린 러시아 제조업체들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코메르센트는 전했다.

한국 제품은 주로 소매 체인점을 통해 팔리고 있다. 모스크바 슈퍼마켓에선 메로나, 스크류바, 수박바 등 한국 아이스크림만 모아 놓은 전용 냉동고가 등장했다. 가격은 러시아 제품보다 비싼 100~250루블(약 1500~3700원)다.

러시아의 생활용품기업 단체인 루스브랜드협회의 알렉세이 포포비체프 이사는 "러시아 젊은이 사이에서 영화, TV 시리즈, K-팝 등 한국 문화의 인기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아이스크림 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국 아이스크림 인기에 대해 러시아 우유 생산자 단체인 소유스몰로코는 "평균 이상 소득을 가진 소비자의 신제품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벨기에 등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동참해 아이스크림 수출을 줄이면서 한국 제품이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러시아 수입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한국 아이스크림이 카자흐스탄(230만달러)에 이어 전체 2위(120만달러)를 차지했다. 이 기간 한국 제품 공급량은 76% 증가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