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농부, 우즈베크에 ‘K-쌀 농사’ 기술 전수

부여군·지비지농업법인, 우즈베크 나망간주에서 벼 재배
대단위 구획 설정하고 한국식 기계이앙·물관리·제초·시비

부여군과 지역 농부들이 농사짓는 우즈베키스탄 나망간주 벼재배 시범단지. 부여군 제공

충남 부여군과 지역 농부들이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식 벼재배를 시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부여군·부여군농업기술센터·지비지(GBG)농업법인은 우즈베키스탄 나망간주에서 10㏊ 규모의 ‘케이(K)-부여굿뜨래’ 벼 재배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여군은 나망간주 벼재배 시범단지에서 지난 6월27일부터 7월2일까지 기계이앙을 마치고 한국식으로 물관리, 잡초방제, 시비관리를 하고 있으며 이달 25일께 출수하면 10월20~25일께 수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갑순 부여군 농업기술센터 팀장은 “우즈베크는 여름철 기온이 최고 40도를 웃돌아 일교차가 크고, 연간 강수량은 300~400㎜로 건조해 농업용수가 부족하다. 시범농장은 강가에 있어 수로를 통해 용수 공급이 비교적 원활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일 시범단지에서 벼 생육상황을 살폈는데 현지의 손 모내기 방식 논의 벼 생육과 비교해 잡초는 적고 포기당 주수는 2~3개 더 많아 초장 생육이 양호했다. ㏊당 7톤 정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즈베키스탄 나망간주의 ‘케이(K)-부여굿뜨래’ 벼 재배시범단지에서 지난 1일 부여 농부가 벼 생육상태를 살피고 있다. 부여군 제공

이 시범단지에 심은 벼는 현지의 중만생종 볍씨이며, 3305㎡ 시범 포장에 한국 볍씨인 삼광, 남평, 찰벼를 심어 생육을 살피고 있다. 앞서 부여군과 나망간주는 지난해 농업 분야 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군농업기술센터와 지비지농업법인은 효율적인 벼 재배를 위해 밀밭을 대단위로 구획 설정해 시범단지를 조성한 데 이어 기계화 농업방식을 도입해 소규모(100㎡ 안팎) 논에서 손 모내기를 할 때 1㏊당 50명인 노동력을 크게 줄였다.

벼 시범단지가 있는 추스트군 농장의 베그조드 부사장은 “부여군의 농업기술이 뛰어나 내년에는 벼 재배 면적을 200㏊로 늘릴 방침이다. 앞으로 부여군과 다양한 작물로 협력을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부여군은 내년에 수박단지 10㏊를 조성하고 1중 비닐온실을 설치해 수박 출하 시기를 6월에서 5월로 앞당겨 소득을 높이고, 수박을 출하한 뒤에 바로 벼를 심는 2기작 재배기술도 시도할 계획이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이 사업이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양국 농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식량 안보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나망간주는 동부 페르가나 분지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은 7900㎢, 인구는 약 180만명이다. 대륙성 기후 지역으로 목화, 원예, 양잠업이 발달했으며 석유, 천연가스, 금, 납 천연자원도 생산된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