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담대 더 죈다…DSR 스트레스 금리 1.2%p로 상향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최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가 심상찮은 가운데, 금융당국이 수도권 대출한도를 차등 규제하는 방안을 시행키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간담회’에서 9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가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만 스트레스 금리를 0.75%포인트 대신 1.2%포인트로 상향 적용하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최근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서울·수도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스트레스 금리를 1.2%포인트로 상향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가 상반기부터 늘어난 데 대해 경각심을 갖고 은행권과 정부가 합심해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권은 자율적으로 상환할 능력, 즉 디에스알에 기반한 가계부채 관리체계를 갖춰달라”고도 당부했다.

스트레스 디에스알은 대출 차주의 원리금 상환 능력을 평가할 때 향후 금리인상의 가능성까지 가산해 대출한도를 평가하는 제도다.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높일수록 원리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40%로 제한된 디에스알 기준에 맞추기 위해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정부는 올해 2월 은행권 주담대를 대상으로 기본 스트레스 금리(1.5%)의 25%를 적용하는 1단계 디에스알을 도입한 데 이어, 9월부터는 기본 스트레스 금리의 50%(0.75%포인트)로 가산금리를 상향하고, 적용 범위도 기존 은행권 주담대에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주담대까지 포함하는 2단계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수도권 주담대에는 1.2%포인트라는 별도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차등 규제안을 신설한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이 수도권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거래량 증가 등을 통해 서울 전역과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더해져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주요 5대 은행(케이비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4월 이후 매달 5조원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까지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63조8979억원으로 지난달 말에 견줘 4조1478억원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말까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전달(7조5975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