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고령의 이모 방치해 결국 사망…60대 남성 '구속'

경찰, 유기치사 등 혐의로 수사

쓰러진 고령의 이모를 그대로 방치해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유기치사와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9일 제주지방법원은 A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10시 30분쯤 제주시 일도2동 주거지에서 함께 사는 80대 이모 B씨가 안방에서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는데도 구호 조처나 신고 없이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다.

또 치매환자인 90대 친모를 숨진 B씨와 같은 방에서 수일간 생활하게 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다. 지난 7일 B씨 손자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을 때 시신의 부패는 상당히 진행됐다.

B씨 시신에 대해 부검을 진행한 결과 B씨의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으로 나왔다.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숨진 지 5일에서 6일 정도 지나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모가 쓰러지고 가쁜 숨을 쉬는 것은 알고 있었다. 괜찮을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알코올 의존증이 심해 정상적인 대화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쓰러진 직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면 살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신고나 구호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B씨가 사망했다고 판단해 지난 16일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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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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