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메로나' 먹을래요" 돌풍…러시아서 '깜짝 대박'

경색된 한러 관계에도 韓 문화 인기에
평균 이상 소득자 신제품 관심 영향도
대형마트에 전용 냉동고 등장할 정도

러시아 모스크바 대형마트에 등장한 한국 아이스크림 전용 냉동고./사진=연합뉴스

러시아에서 한국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고 있다. K-팝과 드라마 등 한국 문화 인기가 높아진 영향이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닐슨IQ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한국 아이스크림 소매 판매(금액 기준)가 약 9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 전체 아이스크림 판매액이 27.3% 상승한 것과 비교해 3배 넘는 증가다.

한국 아이스크림은 주로 러시아의 소매 체인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한국 아이스크림이 전체 수입 아이스크림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모스크바의 한 대형마트에는 메로나, 스크류바, 수박바 등 한국 아이스크림만 판매하는 전용 냉동고도 등장했을 정도다. 현지에서 한국 아이스크림은 러시아산 제품보다 비싼 100~250루블(약 1500~3700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인기가 커지고 있다.

앞서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올해 1분기 러시아 수입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한국 아이스크림이 카자흐스탄(230만달러)에 이어 전체 2위(120만달러)를 차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벨기에 등이 러시아에 대한 아이스크림 수출을 줄인 반면 한국의 아이스크림 공급량은 76% 증가했다고도 덧붙였다.

러시아의 생활용품기업 단체인 루스브랜드협회의 알렉세이 포포비체프 이사는 "러시아 젊은이 사이에서 영화, TV 시리즈, K-팝 등 한국 문화의 인기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아이스크림 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국 아이스크림 인기에 대해 러시아 우유 생산자 단체인 소유스몰로코는 "평균 이상 소득을 가진 소비자의 신제품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