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비행사 4명, `스페이스X` 우주선 타고 최초 우주유영 시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민간이들이 우주복만 입고 우주를 유영하는 실험을 시도한다.
'폴라리스 던'(Polaris Dawn)이라는 이름의 이 임무는 억만장자이자 항공기 조종사인 재러드 아이잭먼이 이끄는 민간 우주비행 프로젝트 '폴라리스 프로그램'의 첫 번째 비행이다.
19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등에 따르면 폴라리스 던 임무를 위한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 드래건이 민간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26일 오전 플로리다의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서 발사된다. 발사 예정 시간은 당일 오전 3시 30분부터 오전 7시까지다.
재러드 아이잭먼은 "2년여 간의 훈련 끝에 이번 임무를 시작하게 돼 흥분된다"며 "우리는 인류가 지구와 그 너머의 세계에서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 상상하고 영감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임무에서 민간 우주비행사를 태운 드래건 캡슐은 최고 1400㎞(870마일) 높이의 타원형 궤도를 비행할 예정이다.
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비행 궤도보다 3배 이상 높은 고도다. 1972년 NASA의 마지막 아폴로 프로그램 이후 반세기 만에 인류가 비행하는 가장 높은 지점이다.
이번에 민간인들이 비행하는 우주 궤도는 '밴앨런 복사대'로 불리는 방사능대의 일부를 지난다.
지구 고도 약 1000㎞에서 시작되는 이 대역은 태양에서 방출된 강력한 에너지 입자가 집중돼 지구의 대기와 상호 작용하면서 위험한 방사선 대역을 형성하는 구간이다.
비행사들은 우주캡슐을 타고 약 5일간 우주에서 머물며 40여가지의 연구와 실험을 수행한다.
이번 비행에서 가장 중요한 실험은 우주유영(spacewalk)이다. 민간인의 우주유영 시도는 이번이 최초다.
이번 비행에 참여한 민간인 우주비행사들은 스페이스X가 새로 개발한 외부 우주선 활동(EVA) 전용 우주복을 입고 700㎞(435마일) 고도에서 우주 공간에 나갈 예정이다.
CNN 방송에 따르면 드래건 캡슐에는 ISS의 특수 감압실 역할을 하는 에어락 같은 공간이 없다. 이에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의 진공 상태에 신체를 노출하기 전에 천천히 기내 압력을 낮추고 산소 농도를 높이는 '사전 호흡'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전 호흡을 진행하기 위해선 이틀에 가까운 약 45시간이 소요된다. 4일째 비행 중 드래건 캡슐의 해치가 열리면서 4명의 비행사와 우주선 내부 전체가 우주 공간에 노출된다.
CNN은 4명의 비행사 중 아이잭먼을 포함한 2명만 줄에 묶인 채 우주선 밖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건은 스페이스X의 첨단 우주복이 얼마나 잘 인체를 보호할 수 있느냐다.
이외에 이번 임무에서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을 통한 레이저 기반 통신 실험 등도 수행한다.
이번 임무를 이끄는 사령관 아이잭먼은 미국의 결제처리 업체 시프트4의 창업자다.
그는 2021년 스페이스X의 첫 번째 민간인 우주비행 '인스퍼레이션4' 임무를 이끌기도 했다. 당시 아이잭먼이 스페이스X에 지불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보유한 재산은 23억달러(약 3조원)로 알려졌다.
2022년에는 그는 인류의 우주비행 한계 확장을 주요 목표로 하는 폴라리스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스페이스X와 함께하는 3차례의 우주비행을 예고했다. 폴라리스 던 외 나머지 2개 임무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임무에 조종사로 참여하는 스콧 키드 포티는 미 공군에서 20년간 복무하고 중령으로 퇴역한 인물이다. 그 역시 아이잭먼과 함께 인스퍼레이션4 임무에 감독관으로 참여한 바 있다. 다만 비행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에 드래건에 탑승하는 여성 비행사 2명은 모두 스페이스X 소속 직원이다.
미션 스페셜리스트로 참여하는 세라 길리스는 스페이스X의 수석 우주 운영 엔지니어다. 우주비행사 훈련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미션 스페셜리스트이자 의료 담당관으로 참여하는 안나 메논은 스페이스X의 수석 우주 운영 엔지니어로 임무 운영 전반과 소통을 담당한다.
이 우주비행사들은 지난 2년여간 수백 시간의 드래건 탑승 시뮬레이션과 스카이다이빙, 생존 훈련, 항공기 조종 등 다양한 훈련을 받았다고 폴라리스 측은 설명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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