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 전망, 4개월 만에 하락 전환
상승세를 이어오던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 전망이 다시 악화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월 BSI 전망치는 92.9를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5월 94.9에서 6월 95.5, 7월 96.8, 8월 97.1로 오름세를 기록한 지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한경협은 “최근 세계경기 둔화 전망, 중동 사태에 따른 경기 심리 불안, 내수 부진 우려가 겹치면서 지수 값이 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 응답이 부정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 응답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을 30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다.
9월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BSI는 각각 93.9, 91.9로 동반 부진했다. 특히 비제조업은 지난 7월 105.5로 기준치를 초과했으나 건설업 불황 지속과 여름 성수기 종료 등으로 두 달 새 13.6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은 미국의 실물 경기 둔화, 중국의 경제성장 부진, 내수 여력 약화 등 대내외 리스크가 확대되며 경기 전망이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부 업종별(총 10개)로 보면 의약품(125),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4.3), 식음료 및 담배(105.3)가 호조 전망을 보였고, 목재·가구 및 종이가 기준치에 걸쳤다. 이를 제외한 6개 업종은 모두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중에서는 도·소매(101.9)가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고, 전문과학·기술 및 사업지원 서비스가 기준치에 걸쳤다. 나머지 5개 업종은 기준치를 밑돌았는데, 이 중 여가·숙박 및 외식업(78.6)은 여름 휴가철이 끝난 데 따라 업황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 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진이 예측됐다. 전 부문 부진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이다. 내수 96.3, 수출 94.5, 고용 94, 자금 사정 93.7, 채산성 92.9, 투자 91.4, 재고 102.6을 기록했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을 뜻한다.
내수는 고금리 부담에 따른 가계 소비 약화로 2022년 7월부터 27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수출은 전월 대비 BSI 값이 4.7포인트 떨어지면서 2022년 8월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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