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충전 사고? 1건도 없었다”…현대차·기아 ‘배터리 관리시스템’ 보니

박소현 매경닷컴 기자(mink1831@naver.com) 2024. 8. 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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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 배터리 화재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사 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안전성에 관해 20일 밝혔다. 배터리 충전량(SoC)과 화재 발생에 관계가 없음을 알리기 위함이다.

이날 현대차·기아는 자사 전기차를 100% 완충해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가전제품의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전기차용 배터리는 100% 충전해도 충분한 안전범위 내에서 관리되도록 설계돼 있으며,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배터리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첨단 BMS가 이를 차단하고 제어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소비자가 완충을 하더라도 전기차 배터리에는 추가 충전 가능 용량이 존재하며, 운전자가 수치상으로 볼 수 있는 충전량은 총 3개의 마진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3단 마진을 적용한 것도 화재 발생 가능성을 고려한 게 아니라 배터리 수명 확보가 목적이다.

배터리 화재 주요 요인과 배터리 안전 설계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배터리 안전설계에는 첫째로 배터리 제조사에서 설정하는 마진이 반영된다. 예를 들어, NCM 배터리의 경우 g당 최대 275mAh 정도까지의 에너지를 담을 수 있으나, 배터리 제조사는 이보다 낮은 g당 200~210mAh 수준만 실제 사용될 수 있도록 설계한다.

둘째로 자동차 제조사 역시 일부 사용 가능 용량을 마진으로 남겨둔다. 즉,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내비게이션 화면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충전량 수치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자동차 제조사가 각각 설정한 마진을 제외한 상태로 안내된다.

마지막으로 BMS가 사용 가능 용량을 재산정하는 리밸런싱 과정에도 일부 제외되는 용량이 있다. 가령 배터리 셀들의 전압에 편차가 생길 경우, BMS는 셀 사이의 전압 편차를 줄이기 위한 셀 밸런싱 제어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적은 용량이 남은 셀을 기준으로 전체 충전 가능 용량을 재산정해 안전한 사용 용량 이상의 활용을 방지하고, 동시에 추가적인 용량 마진을 확보한다.

이렇게 산정돼 소비자에게 안내되는 100% 충전량은 배터리 제조사와 자동차 제조사가 안전성 검증을 충분히 완료한 구간이라는 게 현대차·기아 설명이다. 만에 하나 100% 충전을 넘어 과충전이 발생하면 전해액 분해 반응과 양극 구조 변경 등에 의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는 자사 BMS 기술이 이를 정밀하게 제어해 사전 차단하기 때문에 과충전 가능성은 없다고 소명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15년 이상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BMS는 다중안전 체계를 바탕으로 총 3단계의 과충전 방지 기술이 적용돼 있어, 현재까지 단 한 건의 과충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배터리 화재 발생 원인은 충전량과 관계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배터리 충전량이 화재의 규모나 지속성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배터리 내부의 물리적 단락이나 쇼트 발생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아니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화재는 제조 불량 또는 외부 충돌 등에 의해 내부에서 물리적 단락 발생시, 양·음극간 높은 전류가 흐르고 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화학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산소 및 가연성 부산물 등으로 인해 발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충전량과 무관하게 단락 위치 및 면적, 그리고 사용되는 내부 물질 종류에 따라 실제 발열 및 화재 상황은 다르게 나타난다. 적은 충전량이라 하더라도 단락으로 인한 화학물질의 반응 정도가 클 경우 화재 발생 가능성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전자제품 등에서 배터리 충전을 제한한 사례가 있었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점도 해당 주장에 무게를 싣는다.

따라서 충전량을 제한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더욱이 배터리 제조 결함이 없도록 배터리 셀 제조사와 함께 철저하게 품질관리를 하고 BMS를 통해 사전 오류를 진단해 더 큰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현대차·기아 BMS는 주행 및 충전 중 상시 진단뿐만 아니라 시동이 꺼지는 주차 중에도 정기적으로 깨어나 주기적으로 배터리 셀의 이상 징후를 정밀 모니터링한다. BMS가 모니터링하는 항목은 ▲전압편차 ▲절연저항 ▲전류 및 전압 변화 ▲온도 ▲과전압 및 저전압 등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차량은 이에 더해 선제적으로 잠재적인 불량을 검출할 수 있는 ▲순간 단락 ▲미세 단락을 감지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아울러 현대차·기아는 BMS가 감지한 셀 이상 징후를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통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고객에게 보여지는 완충(100%) 상태는 안전성이 철저히 검증된 구간 내에서의 충전량을 의미하기 때문에 완충에 따른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며 “앞으로도 배터리 사전 진단 및 화재 전이 방지 기술을 보다 고도화해 고객 여러분들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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