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결국 만든다···시민 59% "조성 찬성"

김태영 기자 2024. 8. 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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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높이 태극기' 비판 후 한 달간 의견 수렴
상징물로는 태극기가 최다 제시···무궁화·국새도
"광화문광장, 자유민주주의·인류평화 상징 공간으로"
9월 설계 공모 후 2025년 공사 착수 및 준공 목표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디자인 세부 제안 중 일부. 사진제공=서울시
[서울경제]

서울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안을 놓고 비판을 받았던 서울시가 시민 의견을 토대로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나선다. 한 달간 의견을 받은 결과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찬성하는 의견이 59%로 다수로 나타난 만큼 ‘자유’와 ‘평화’라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국가상징공간 디자인은 향후 설계공모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지만, 시민 제안에서 태극기가 가장 많이 제시된 만큼 태극기를 활용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간 서울시 누리집에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총 522건의 시민 제안이 접수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중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찬성하는 응답은 308건으로 59%, 반대 응답은 40%(210건), 기타는 1%(4건)로 집계됐다.

앞서 시는 6월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 게양대를 중심으로 한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밝혔다가 국가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시와 협력해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논의하던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항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국가상징조형물의 형태, 높이, 기념할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 모든 부문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히고 한 달간 시민 제안을 받았다.

시민 제안을 살펴보면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적합한 상징물로는 태극기가 215건(41%)으로 가장 많이 꼽혔다. 그 다음으로는 무궁화 11건, 나라문장 및 국새 각 2건, 애국가 1건 등이었다. 이외에도 훈민정음, 소나무, 역사정원, 6·25 참전국 국기, 독도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상징물 디자인을 두고는 미디어아트 작품이나 빛조형물 등을 활용해 광화문광장을 예술성을 겸비한 공간으로 만들자는 제안, 국기게양대 형태의 미디어폴을 비롯해 키네틱(움직이는) 아트 등 예술적 조형미를 살린 상징물을 만들자는 제안 등이 나왔다.

반면 반대 의견으로는 ‘현재 광화문광장 인근에 국기게양대가 있어 추가 상징물은 불필요하다’, ‘세종대왕상 등 기존에 광화문광장에 있는 국가상징물로 광장의 역사성은 충분하므로 광화문광장 현 상태 유지를 희망한다’는 지적들이 제기됐다.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디자인 세부 제안 중 일부. 사진제공=서울시

시는 이 같은 의견들을 수렴해 자유민주주의와 인류평화를 상징하는 국가상징조형물을 광화문광장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22개국 6·25 참전용사들이 지켜낸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후손들에게 전달하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시는 상징공간의 의미, 시민 소통, 디자인 다양성 및 최첨단 기술 접목 등 3가지에 초점을 맞춰 시민 공감을 이끌어내는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민의견 수렴 결과에 대해 전문가 자문과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이를 바탕으로 지침을 마련해 오는 9월 설계 공모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준공 시기도 이전 계획(2026년 2월)보다 앞당겼다. 설계공모 후에는 올 12월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한 뒤 2025년 5월 본격적인 공사 착수, 2025년 9월 준공해 국가상징공간을 진정한 시민의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설계공모 지침 마련 단계는 물론 국가상징공간 조성 완료 시까지 시민·전문가·관련 기관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하겠다고 시는 밝혔다.

아울러 앞서 시에 항의 의견을 밝힌 국건위·국토부와 협력해 추후 두 기관의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에 광화문광장이 포함되고 공동으로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다양한 시민 의견을 중심으로 광화문광장에 자유와 평화 등 인류 보편의 가치와 후손들에게 물려줄 희생과 헌신의 의미를 모두 담은 조형물을 설치함으로써, 광화문광장을 국민이 공감하고 전세계인이 소통하며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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