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가격 올릴 때 올리지 않은 엽기떡볶이 '뚝심' 통했나

김하나 기자 2024. 8. 20. 09: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스쿠프’s infographic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엽기떡복이’ 연매출 1084억원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 성공해
여세를 몰아 지난해 말 신사업
닭볶음탕 브랜드 ‘보끔당’ 론칭
그러나 자영업자 기반 무너지고
소비심리 위축돼 어려운 상황에
닭볶음탕 메뉴도 신선함 없어
엽떡 이름 등에 업고 나왔지만
엽떡만큼 성공할지는 미지수
엽기떡볶이는 2009년부터 15년째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떡볶이 프랜차이즈 '동대문엽기떡볶이(이하 엽기떡볶이)'가 론칭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엽기떡볶이의 운영사 핫시즈너의 지난해 매출액은 1084억원으로 전년(822억원) 대비 31.9% 증가했다. 외형만이 아니라 내실도 좋아졌다. 영업이익은 2022년 -18억원에서 2023년 27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 실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퇴행하던 엽기떡볶이가 '완전한 부활'을 선언한 해이기 때문이다. 특유의 매운맛과 3~4인분 메뉴로 차별화에 성공한 엽기떡볶이는 2020년 위기를 맞았다.

그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5%(2019년 610억원→2020년 589억원), 97.6%(2019년 59억원→1억4200만원) 줄면서 첫 시련을 겪었다. 2022년엔 창업 후 첫 적자(-18억원)를 기록했다(표➊).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가루 등 떡볶이 주원료 가격이 치솟은 탓이었다.

이럴 때 많은 기업은 인력을 줄이거나 매장을 없앤다. 투자도 줄인다. 하지만 엽기떡볶이는 '역발상 전략'을 폈다. 무엇보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등 공격적 전략을 꾀했다. 로제ㆍ마라 등 소스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는 한편 자체 앱(엽떡앱)을 전면 리뉴얼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

원재룟값이 가파르게 올랐지만, 다른 업체들처럼 가격을 인상하지도 않았다. 엽기떡볶이의 기본 가격은 2009년 이후 지금까지 1만4000원으로 똑같다(표➋).

엽기떡볶이의 공격경영은 올해도 여전하다. 지난해 말 론칭한 닭볶음탕 브랜드 '보끔당'의 가맹점 수를 10곳까지 늘렸다(표➌).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2020년 떡 생산 공장을 설립한 엽기떡볶이는 올해 말까지 어묵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다.

하지만 엽기떡볶이의 공격경영이 계속해서 알찬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인플레이션이 수그러들고 있긴 하지만 고물가는 여전하다. 실질임금 감소도 소비심리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식분야 지표도 좋지 않다. 식품산업통계정보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를 보면 올해 3분기 외신산업 경기지수 전망치는 83.12로 1년 전(87.31)보다 하락했다. 경기지수 전망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표➍).

이런 상황에서 보끔당이란 서브 브랜드가 엽기떡볶이만큼의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많다. 서용구 숙명여대(경영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신규 브랜드 론칭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지금은 자영업자 기반이 많이 무너지고 투자심리ㆍ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으로 (보끔당이) 엽기떡볶이만큼의 성공을 거두긴 쉽지 않다.

또 신규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선 '신선함'이 중요하다. 엽기떡볶이는 대용량 매운 떡볶이라는 신선함을 내세워 성공했지만, 닭볶음탕이란 메뉴로 소비자에게 얼마나 새로움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연 엽기떡볶이는 리스크를 극복하고 성장대로를 계속해서 질주할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