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조성현 PD “공권력, 사이비 종교 아닌 정의 실현에 앞장서주길”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2024. 8. 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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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이다’ 조성현 PD.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제작한 조성현 PD가 성폭력처벌법으로 송치된 가운데 입장을 밝혔다.

조성현 PD는 20일 공식입장을 내고 “서울 마포경찰서가 ‘나는 신이다’를 만든 저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사건 송치했다는 소식에 많이 놀라셨겠다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 PD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조 PD는 다큐멘터리에서 JMS 여성 신도들의 나체가 드러난 영상을 당사자 동의 없이 송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나는 신이다’의 공익적 목적을 고려하면서도 영리 목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JMS 신도의 나체가 나온 영상을 당사자 동의 없이 배포한 것에 대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 PD는 “마포경찰서가 언급한 장면들은 현재 작품에서 볼 수 있듯 얼굴에 높은 수준의 모자이크가 적용되어 있다”며 “JMS는 해당 영상이 날조됐다고 작품 공개 이전부터 끊임없이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저는 사이비 종교의 비정상성을 고발하는 공익적인 목적과 사실성을 위해 신체에 대한 모자이크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제작된 ‘나는 신이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등급 심사와 결정을 받고 공개됐다”고 작품 공개에 앞서 영등위의 심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나는 신이다’는 영등위 심의 결과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고 공개됐다.

또 “JMS는 작품의 공개를 막기 위해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재판부는 작품의 공개를 허락했다. 그 결과, JMS의 실태를 알리고, 대중의 공분을 자아냈으며, 어두웠던 진실이 세상에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조 PD는 ‘나는 신이다’와 관련해 JMS의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뿐 아니라 아가동산의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정 다툼에 수차례 휘말려왔다. 그럼에도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던 조 PD가 이번 사건에는 입장문을 낸 이유는 뭘까. 조 PD는 “시사교양 PD로 살며 소송과 악성댓글은 일상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러한 저도 이번에는 마음이 괴롭다. 저와 제 아내의 이야기를 엿들은 7살짜리 아들의 한마디, “아빠 감옥 가?” 때문이다.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참고 애써 웃었다”며 가족들에게 피해가 가고 있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지난 3년 동안 가족들의 고생이 컸다. 아내는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차고 다녀야 했고, 아들과 딸은 아빠와 시간을 거의 보내지 못했다. ‘나는 신이다’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을 때도 마음이 편치 않았던 이유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 PD가 시사 고발물을 만드는 이유는 힘없고 억울한 누군가의 입장을 대변해주기 위해서다. 조 PD는 “‘찍소리’로 세상이 변하는 걸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고, 다음 세대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나아질 거란 확신 때문이다. ‘나는 신이다’라는 찍소리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테러, 본인 삶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30년을 JMS와 싸워온 김도형 교수님, 그리고 메이플이라는 홍콩인 여성의 결단과 희생으로부터 시작됐다”며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JMS 전체 신도의 절반이 탈퇴했고, 정명석은 더 이상 추가 성범죄를 저지를 수 없게 구속됐다. 대한민국 사회는 사이비 종교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 정말로 세상이 나아진 셈이다”라고 ‘나는 신이다’가 일궈낸 성과를 언급했다.

조 PD는 또 “마포경찰서는 기소 의견 송치를 통해 ‘나는 신이다’가 얻어낸 공익이 미미하고, 얼굴과 음성을 변조해 내보낸 장면들을 지칭하며 JMS 열성 신도들의 사익이 더 크다는 비교를 하고 있다. 더 나아가, JMS 사건을 조명한 PD인 저를 성범죄자로, ‘나는 신이다’는 음란물로 낙인찍었다. 이 주장대로라면, 정부가 음란물에 대통령상을 표창했다는 뜻이 되며, 대한민국 검찰과 법원이 음란물을 증거로 활용하고 공개를 허락했다는 뜻이 된다”며 “마포경찰서의 판단으로 인해 제가 처한 현 상황을 생각하면 매우 참담하다”고 힘든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 PD는 “저는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며 JMS 편에 용기내 출연해준 메이플의 아버지와 한 ‘멈추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아들에게 한 ‘아빠 절대 감옥 안 가니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 PD는 “머지않아 과연 누가 무엇을 감추고 싶었는지, 이 사회가 모두 목격하게 될 거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사이비 종교가 아닌 공익을 위한 정의 실현에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나는 신이다’는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오대양 박순자, 아가동산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의 이야기를 담은 8부작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다. MBC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을 연출했던 조성현 PD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2년에 걸쳐 만들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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