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키스때 느낀 환희를 춤으로… 제 삶이 곧 창작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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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키스 직전, 두 사람의 마음속 설렘과 갈등을 안무로 만들었다."
김용걸(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는 "그 키스가 중학교 2학년 때"라며 창작 발레 'Le Baise'(입맞춤)에 담은 자신의 경험을 꺼냈다.
지난 2000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의 파리오페라 발레단에 입단한 그는 무용수로서 30년 차(국립발레단 입단 기준)를 맞았다.
그리고 세계 최정상의 발레단 마린스키 입단을 앞둔 발레리노 전민철 등의 제자들이 그의 해설 위에서 안무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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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춤’ 등 6개 창작품 선보여
한인 첫 파리오페라발레 입단
유학시절 겪은 선입견 녹여내
“첫 키스 직전, 두 사람의 마음속 설렘과 갈등을 안무로 만들었다.”
김용걸(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는 “그 키스가 중학교 2학년 때”라며 창작 발레 ‘Le Baise’(입맞춤)에 담은 자신의 경험을 꺼냈다. 그는 “결국 키스했을 때 서로가 느끼는 환희가 있지 않나”라며 “그 ‘환희’에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한예종 제자들과 함께 그 음악을 들으며 입맞춤 군무를 구상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오는 2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마포문화재단 기획으로 열리는 ‘해설이 있는 발레’ 무대에 선다. 지난 2000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의 파리오페라 발레단에 입단한 그는 무용수로서 30년 차(국립발레단 입단 기준)를 맞았다. 무용계 해외 진출의 ‘선구자’ 격인 그는 이번에 직접 창작한 6개 발레 작품의 해설자로 선다. 무대와 객석을 잇는 다리 역할이다. 그리고 세계 최정상의 발레단 마린스키 입단을 앞둔 발레리노 전민철 등의 제자들이 그의 해설 위에서 안무를 선보인다. 그는 “연습을 반복한 공연자는 일종의 무의식 상태에 있다”며 “무대와 객석의 경계선이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선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무대를 만든 자기 생각을 구체적으로 객석에 전달한다는 구상이다.
공연에 앞서 지난 8일 서울 서초동 캠퍼스 연구실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그는 왼쪽 발목을 내려다보며 “많이 안 좋아져서, 솔직히 무대를 떠난 지는 좀 됐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10년간의 파리 유학 시절 부상이 잦았던 발목 연골이 다 닳았다. 그는 일어서서 앞발 뒤꿈치와 뒷발 엄지발가락을 부딪치고, 두 발끝을 180도로 착지하는 ‘제5번’ 자세를 보였다.
“기본이라 생각한 제5번 하나 때문에 발레단 연습을 중단하는 경우가 한국에서는 거의 없었다.” 파리오페라는 멋진 퍼포먼스보다 기본 동작을 철저히 따지고 들었다. 당시 한국 국립발레단의 주역 자리를 박차고 나간 그는 그동안 몸에 익었던 발레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 “프랑스어도 안 돼서 많이 힘들었고, 식당에서 ‘맛있게 먹으라’는 옆 사람의 말까지 오해하고 화를 냈던 적도 있다.” 악조건을 이겨낸 그는 치열한 승급 심사를 이겨내고 솔리스트인 ‘쉬제’(sujet)까지 올랐다. 이 같은 파리 경험이 스며든 작품 ‘The Prejudice’(선입견)도 이번 공연작에 있다.
교수로서 그는 15년 차. 인터뷰 당일 한예종은 실기 시험을 치르러 온 수험생들로 붐볐다. “나 역시 한국에서 경쟁을 위한 예술을 했던 시절이 있고, 파리에서 심적으로 얻어맞았기 때문에 학교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싶었다”며 김 교수는 다만 “돌이켜 보면 어느새 타협하고 안주한 것 같아 죄책감이나 괴리감을 느낀다”고도 털어놨다. 예술을 예술로서 대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알려진 것처럼 동양인으로서가 아니라, 한국인 최초 파리오페라 발레단 입단자라는 사실을 짚어 달라는 부탁도 빼놓지 않은 그는 밝게 웃었다. 그의 연구실 벽면은 마른 꽃다발들로 가득했다. 공연을 마치고 받은 꽃을 버리지 않고 붙여 뒀다며 남은 벽면도 채우고 싶다고 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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