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갑자기 원화 가치 급등, 왜?…계속 이렇게 오를 수 있을까
<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20일)은 환율 얘기 준비했네요. 최근에 원화 가치가 급등했죠. 반면에 달러 가치는 뚝 떨어졌고요.
<기자>
원 달러 환율 어제 오후 3시 반을 기준으로 전 거래일이었던 금요일 오후보다 무려 24원 가까이 떨어지면서 1천334원을 기록했습니다.
거래일 기준으로 하루 만에 이 정도로 떨어지는 건 매우 보기 드문 모습입니다.
하루 변동폭이 10원을 넘어도 "변동폭이 크네 무슨 일이 있지?" 돌아보게 되는 수준이거든요.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 기준으로 1천358원 가까이 줘야 살 수 있던 1달러를 1거래일 만에 1천334원이면 살 수 있는 수준으로 쑥 원화 가치가 달러 대비해서 올라간 겁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21일 이후 5개월 만에 원화가 달러 대비해서 가장 비싸진 수준입니다.
달러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최근에 빠르게 떨어지고 있기는 합니다.
유로화나 엔화 같은 6개 주요 통화 대비해서 달러의 가치를 한꺼번에 보는 달러인덱스란 지표가 있는데요.
이걸로 본 달러의 가치가 어제 한때 지난 1월 초 이후로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아시아 통화 가운데서도 엔화와 더불어서 원화의 가치가 최근에 달러 대비해서 특히 좀 더 빠르게 오르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앵커>
이례적인 지표가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왜 이렇게 변동폭이 큰 겁니까?
<기자>
역시 다음 달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릴 거란 기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거기다 최근 들어서 올해 미국이 상반기 말까지 예상됐던 것보다 기준금리를 좀 더 내릴 거라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 큽니다.
올해 미국 기준금리는 잘해야 0.5% 포인트, 어쩌면 0.25% 포인트만 내려가거나 아예 안 내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2주 전에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가 급격히 커지면서 뉴욕증시를 포함한 주요국들의 증시가 널뛰기하는 모습까지 나타났죠.
이 공포는 빠르게 가라앉기는 했지만, 그래도 금리를 좀 더 많이 내려야 하지 않을까, 이런 분위기는 형성됐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모레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결정하는데요.
이번에도 동결될 거란 전망이 유력합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 미국이 우리보다 2% 포인트나 더 높은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조만간 단기적으로나마 줄어들게 될 거라는 얘기가 됩니다.
우리도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다시 그 격차는 벌어지겠지만요.
지금 한국에 돈을 두는 것보다 미국에 돈을 가져가면 2% 포인트나 금리를 더 주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1년 가까이 이어져 오다가 그 격차가 잠시라도 좁혀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원화에도 좀 더 힘이 실리겠구나, 그동안 눌려왔던 원화 가치를 빠르게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중요한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중국 돈 위안화도 최근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 정부가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는 걸로 풀이되는데요.
아무래도 원화와 중국 돈 위안화는 외환시장에서 좀 묶여서 취급되는 경향이 좀 있어서 같이 오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환율은 어떨지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게 중요할 텐데요. 최근에 갑작스럽게 원화 가치가 뛰고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추세적으로 원화가 더 비싸지기에는 힘이 좀 아직 부족하지 않나 그런 견해가 더 지배적입니다.
[박상현/iM증권 전문위원 : 최근 가파른 속도는 우리나라 경기 펀더멘털(거시경제 상황)과는 조금 괴리가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원화 가치 급등세는 좀 제한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요. 그래서 연말 원-달러 환율은 1,320원대에서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지난 주말부터 급격하게 특히 원 달러 환율이 하락해 오기는 했지만 여기서부터는 좀 더 떨어지지 못할 거다, 즉 원화 가치가 여기서부터는 좀 더 강하게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미국 금리가 지금보다 좀 더 내리고 미국 경제가 침체될 거라는 우려가 여전히 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미국 경제가 다른 데보다는 낫다는 분위기라서 달러가 추가로 힘이 빠지긴 어려워 보이고요.
우리나라도 올해 경제가 이른바 상고하저가 될 거라는 전망 몇 번 전해드렸습니다.
상반기에 빠르게 나타났던 수출 회복세가 하반기에 좀 둔화될 걸로 보이는 데다가, 우리도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지금보다 잠시 좁혀질 걸로 예상되는 금리 격차가 여전히 우리가 미국보다 금리가 더 낮은 상태에서 다시 벌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원화가 힘을 더 강하게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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