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빌게이츠’ 오토노미 창업자와 딸, 시칠리아서 호화요트 침몰·실종

구조대원들이 19일(현지시간) 호화 요트가 가라앉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팔레르모 현장서 작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악천후 속에 호화요트가 침몰해 1명이 숨지고 영국 유명 정보기술(IT) 기업가 마이크 린치(59) 등 6명이 실종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인근 해역에서 승객 12명과 승무원 10명이 탑승한 56ｍ 길이의 호화요트가 침몰했다. 15명이 구조됐으나 1명이 숨지고 6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사망자는 선상 요리사인 리카르도 토마스로 확인됐다.

실종자는 영국인 4명과 미국인 2명이다. 그중에는 린치 전 오토노미 창업자와 그의 딸 해나(18)가 포함됐다. 린치의 아내 안젤라 바카레스는 구조됐다. 린치의 대변인은 이날 사고에 관해 언급을 거절했다.

린치는 1996년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를 창업하고 대형 상장기업으로 키워내 ‘영국의 빌 게이츠’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오토노미가 2011년 미국 휼렛패커드(HP)에 11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오토노미의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미국에서 금융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약 1년간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받다가 지난 6월 무죄 평결을 받고 풀려났다.

선박 추적 앱 ‘베셀파인더’에 따르면, 이 요트는 지난 14일 시칠리아 밀라초항구를 출발했으며 마지막으로 추적된 것은 지난 18일 저녁이다.

시칠리아의 해안경비대와 인근 선박 선장 등은 이 요트가 침몰하던 당일 기상 조건이 나빴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기상 전문가를 인용해 지난 몇주 동안 폭염이 지속되며 지중해 수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고, 최근 이탈리아에서 폭풍과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요트는 영국 국기를 단 바이에시안호로 린치와 그의 회사 직원들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안사통신은 전했다. 생존자들은 린치가 직장 동료를 위해 이번 여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오토노미 창업자 마이크 린치. AFP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