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야반도주한 아프간서 일부 난민 데려온다…필리핀 경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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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필리핀이 일부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필리핀을 거쳐 미국으로 탈출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미국 국무부는 제한된 규모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필리핀에 임시로 체류하면서 특별이민비자(SIV) 심사를 마치고 미국에 재정착하도록 필리핀과 합의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정부는 미국행 특별이민심사를 받는 아프가니스탄인 300명에 대한 수개월 체류를 필리핀 정부에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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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과 필리핀이 일부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필리핀을 거쳐 미국으로 탈출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미국 국무부는 제한된 규모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필리핀에 임시로 체류하면서 특별이민비자(SIV) 심사를 마치고 미국에 재정착하도록 필리핀과 합의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무부는 이들 난민이 필리핀에 머무는 동안 음식, 주거, 안전, 의료, 교통 등 이민 절차를 완료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미군이 2022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함에 따라 위험에 몰린 일부 주민을 구출하는 절차의 연장선이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은 당시 미군 철수와 동시에 권력 공백을 메워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고 있다.
가혹한 극단주의 통치 속에 특히 미군 주둔 시기에 미국에 협력하던 주민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았다.
야반도주 같은 아프간 철군은 동맹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오점으로 기록된 바 있다.
미군은 철수 때 탈레반과 조율해 카불 공항 활주로 하나로 17일 동안 12만4천명을 데려갔지만 구조 대상 수만 명은 끝내 동승하지 못했다.
당시 필사적 탈출행렬이 늘어선 카불 공항 근처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폭탄을 터뜨려 미군 13명, 아프가니스탄인 170여명이 숨졌다.
주민이 이륙하는 미군 항공기 외부에 매달렸다가 추락사하는 참극 때문에 국제사회가 충격을 받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필리핀의 이번 합의가 미국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을 데려오는 작전 '지속적 환영'의 일부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행 특별이민심사를 받는 아프가니스탄인 300명에 대한 수개월 체류를 필리핀 정부에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은 이번 합의를 인도주의의 승리로 강조했다.
호세 마누엘 로무알데스 미국 주재 필리핀 대사는 "2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인도주의 전통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독일 나치 정권의 박해를 받던 유대인 난민들을 1930년부터 1941년까지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배척할 때 받아들인 적이 있다.
로무알데스 대사는 합의가 성공적으로 이행된다면 프로그램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WP는 어디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필리핀 임시체류를 허가받을지 불명확하다고 전했다.
수많은 아프가니스탄인이 이미 3년이나 지속된 탈레반의 학정을 피해 세계 곳곳으로 달아난 지 오래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미국 정부와 직접 협력한 현지 주민과 그 가족 16만여명을 카타르, 알바니아 등을 통해 미국에 재정착시켰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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