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왼쪽·나도 왼쪽·쟤도 왼쪽?..."50골 목표" 음바페, 결국 문제 터졌다→동선 정리 시급
[OSEN=고성환 기자] 킬리안 음바페(26, 레알 마드리드)와 동료들의 동선 정리가 시급하다. '갈락티코 3기' 레알 마드리드가 라리가 개막전부터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라리가 1라운드 RCD 마요르카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부임 이후 레알 마드리드가 리그 개막전에서 이기지 못한 건 6시즌 만에 처음이다.
레알 마드리드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킬리안 음바페-호드리구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주드 벨링엄-오렐리앵 추아메니-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중원에 섰다. 페를랑 멘디-안토니오 뤼디거-에데르 밀리탕-다니 카르바할이 포백을 꾸렸고 골문은 티보 쿠르투아가 지켰다. '우주방위대'라는 별명에 걸맞은 호화 라인업이었다.
마요르카는 베다트 무리키를 필두로 안토니오 라이요, 파블로 마페오, 마르틴 발젠트, 다니 로드리게스, 세르지 다르데르, 아사노 다쿠마 등을 내세웠다. 대부분 이강인과 함께 뛰었던 옛 동료들이었다.
선제골은 레알 마드리드의 몫이었다. 전반 13분 박스 안에서 벨링엄의 패스를 받은 음바페가 공을 잡은 뒤 돌려놓는 과정에서 공을 잃었고, 이를 비니시우스가 가로챘다. 비니시우스는 감각적인 뒷꿈치 패스로 공을 내줬고, 호드리구가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갈랐다.
레알 마드리드가 추가골을 노렸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전반 18분 호드리구의 슈팅은 골대 위로 넘어갔다. 전반 36분 비니시우스의 크로스에 이은 음바페의 헤더도 무산됐다. 전반은 레알 마드리드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마요르카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8분 로드리게스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무리키가 머리로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과거 이강인-무리키 조합을 떠오르게 하는 골 장면이었다. 이강인의 왼발킥과 무리키의 헤더는 한때 마요르카의 득점 공식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3점을 위해 노력했으나 마요르카의 단단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막판 안토니오 산체스에게 역전골을 허용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여기에 종료 직전 멘디가 위험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마요르카와 1-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기대와는 너무나 달랐던 음바페의 라리가 데뷔전이다. 그는 90분 동안 슈팅 4회, 드리블 성공 3회, 기회 창출 0회 등에 그쳤다. '골닷컴'은 음바페에 평점 6점을 주면서 "달릴 때마다 흥미로웠지만, 좋은 찬스는 만들지 못했다. 무언가 사고를 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덕장'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화를 참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린 잘 시작했지만, 후반전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질 수도 있었던 경기다. 수비에서 균형을 잃으면 역습과 크로스를 허용하게 된다"라며 "좋은 경기가 아니었다. 우린 더 잘 수비하고 경기장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우린 공격적인 팀이다. 하지만 수비에서의 균형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쓴소리했다.
스페인 '아스'는 "안첼로티는 마요르카전 승리 실패에 '태도', '헌신' 등을 언급하며 '변명하지 말라'라고 분노하는 등 강한 반응을 내놨다"라며 놀랐다.
이어 매체는 "안첼로티의 분노는 합당하다. 두 팀의 전력 차에도 불구하고 마요르카는 레알 마드리드보다 더 많은 슈팅(11대10)을 기록했고, 유효 슈팅 갯수도 같았다(5대5).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전 너무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마요르카는 공을 가지고 빌드업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바로 이 부분이 감독을 화나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음바페는 올여름 파리 생제르맹(PSG)과 7년 동행을 마무리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와 5년 계약을 맺었다. 드디어 어릴 적부터 '드림 클럽'이었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게 된 음바페다. 그는 지난달 입단식에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과 함께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했고, 유창한 스페인어로 팬들에게 첫 인사를 남겼다.
PSG가 제안한 막대한 돈도 뿌리치고 꿈을 택한 음바페. 출발은 좋았다. 그는 지난 15일 열린 아탈란타와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레알 마드리드 데뷔골을 터트렸다. 그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도 2-0 승리를 거두며 통산 6번째 슈퍼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음바페와 호드리구, 비니시우스, 벨링엄의 공존 문제도 해결한 듯 보였다. 안첼로티 감독도 "음바페는 팀에 잘 적응했다. 그는 비니니우스나 벨링엄과 잘 어울렸다. 공간이 생기면 호드리구와 비니시우스, 음바페는 정말 위협적이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음바페 역시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에 있다. 우리에게 한계란 없다. 내게 한계는 없다"라며 "만약 내가 50골을 넣을 수 있다면 (목표는) 50골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팀으로서 이기고 발전하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연스레 라리가 개막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정작 마요르카전에선 레알 마드리드가 자랑하는 스타 공격진이 삐걱댔다. 팀 전체적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마르카는 공격진의 동선 문제를 지적했다. 음바페가 PSG에서처럼 습관적으로 왼쪽 측면으로 빠지면서 비니시우스와 움직임이 겹친 것. 여기에 호드리구와 벨링엄도 히트맵을 보면 좌측으로 치우쳐져 있는 모습이었다. 동선이 엉키니 낮은 수비 라인을 공략하기 쉬울 리가 없었다.
이들도 직접 뛰면서 느꼈는지 하프타임에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음바페는 동료들에게 "우리가 자리를 바꾸면 상대가 예상하지 못할 거야. 그러면 반대편으로 빠르게 패스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벨링엄은 "너희 셋이 공격을 끝내라. 뒷공간 커버는 정말 힘들어"라고 했고, 음바페도 "그게 바로 내가 말한 거야. 뭔가 끝내야 해"라고 답했다.
그러나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에도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했다. 아탈란타전과는 달리 초호화 공격진의 공존 문제가 드러났다. 실패로 끝난 갈락티코 1기와는 달라야 하는 새로운 레알 마드리드. 자존심을 구긴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26일 바야돌리드와 맞대결을 통해 홈 개막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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