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었던 DB 지주사 전환…이번엔 어떻게 피할까
[편집자주]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는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벌어들인 과실을 투자자들과 함께 향유하려는 기업의 진정성이 동반돼야 한다. DB하이텍은 비금융 상장사 중에서 가장 먼저 밸류업 예고공시를 내놓는 등 전향적 모습을 보였으나 동시에 DB Inc 지주사 만들기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들과 소통문제가 덤으로 거론된다. 자본시장에서 DB와 DB하이텍의 진로는 어디일까.
DB가 지주사 통보를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코로나19 당시 실적호조 등으로 DB가 보유한 DB하이텍의 주식가치가 커지면서 2021년 1분기부터 지주사 전환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2022년 5월 공정위는 DB에 지주사 전환을 통보했다. 지주사로 전환되는 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30%까지 높이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매각해야 한다. 당시 DB하이텍 지분은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DB하이텍 지분을 사들이기엔 DB가 가진 현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DB가 이 시기에 물적분할과 흡수합병 등을 동원한 이유다.
2022년 7월 DB는 DB하이텍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사업부를 물적분할하고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DB하이텍 주가는 반년 만에 8만원에서 4만원대로 급락했다. 반도체업황 둔화가 맞물리며 DB는 일시적으로 지주사 요건에서 벗어났다. 2023년 8월에는 이사회를 통해 합금철 제조사업을 하는 자회사 DB메탈을 DB에 흡수합병하겠다고 결의했다. 시장에서는 물적분할에 이은 또다른 주가상승 압박의 꼼수로 받아들였다.
올해 2분기 DB가 보유 중인 DB하이텍 지분은 약 20%로 여전히 지주사로 전환될 경우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DB하이텍 종가 4만5000원 기준으로 지주사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1980억원(약 440만주)이 필요하다. DB하이텍 주가가 더 떨어진다면 DB가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 수 있지만 DB가 보유한 유동자산은 별도기준 1437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현금성자산)은 344억원으로 여전히 부족하다.
일각에서는 DB하이텍의 자사주매입과 소각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이 역시 DB하이텍 주주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12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 등 선단공정에 투자할 돈이 지주사 지분을 끌어올리는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지분을 늘리려면 원칙대로 접근해야 한다"며 "DB하이텍 지분을 가지고 싶다면 지주사 또는 총수일가가 자산을 외부에 팔아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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