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 도전한 대학병원 의사…"뇌졸중, 예후·예측도 가능"[인터뷰]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전문의'서 최근 '휴런 전업 대표'로 변신
뇌혈관질환 진단 의료AI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 등 혁신 주도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생사의 갈림길을 의미하는 골든타임은 누구나 아는 단어가 됐다. 특히 뇌경색, 뇌혈관질환 환자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은 진료·치료를 받아 환자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수많은 병원과 소속 의료진은 골든타임 내에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의료진 교육, 병원 진료 절차의 간소화 등으로는 물리적 시간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문제를 현장에서 체감하고 365일 24시간 쉬지않고 체크해 의심되는 소견을 의료진에 알리는 의료AI를 개발한 사람이 있다. 신동훈 휴런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올 6월 가천대 길병원을 사직하고 휴런 전업 대표로 변화를 맞은 신동훈 대표를 지난 13일 뉴시스가 처음으로 만났다. 신동훈 대표는 휴런 의료AI의 강점부터 올해 사업 목표까지 중장기 비전을 가감 없이 밝혔다.
신동훈 대표가 의료AI 개발에 뛰어든 것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마주친 현실 때문이다. 흔히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4시간 30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잘 훈련된 신경외과 혈관 전문의라도 민감도는 60%에 그친다. 신동훈 대표는 "전문의가 아무리 신경을 쓰고 집중해서 봤을 때 60%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라며 "휴런의 '스트로케어 스위트(Heuron StroCare Suite)'는 365일 24시간 뇌혈관 질환을 찾는데 민감도가 89%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는 뇌졸중, 뇌출혈, 뇌경색 등 뇌혈관질환을 조기에 찾아내는 의료AI 솔루션이다. 아울러 휴런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질환을 조기에 찾아내는 '휴런 에이징케어 스위트(Heuron AgingCare Suite)'를 개발했다.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를 활용하면 뇌졸중 환자에 대한 치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기존에는 CT영상 검사를 하면 다음 단계 영상 검사를 해야만 알 수 있었던 정보를 비조영 CT검사 단계에서 AI분석만으로 환자의 뇌혈관 질환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훈 대표가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를 개발하는데 3~4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AI로 뇌졸중을 찾아낸다는 개념은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갖추는 데 많은 데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데이터만 많아서도 되는 것이 아닌 데이터를 필요에 맞게 분류하고 표시하는 라벨링 작업을 거쳐야 했다. 신동훈 대표는 "이런 작업을 거치는데 3~4년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는 진단 보조를 넘어 예후 영역까지 예측하는 강점을 갖게 됐다. 신동훈 대표는 "뇌졸중을 타깃으로 하는 국내 의료AI는 진단보조에 그치고 있다"며 "휴런은 치료 결정 및 처치 시간을 단축시켜 예후까지 좋아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휴런은 이같은 강점을 내세워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는 파죽지세로 공급 병원을 늘리고 있다. 신동훈 대표는 "현재 상급종합병원 등 10개 병원에 공급돼 있다”며 “올해 30개까지 공급 병원을 늘릴 수 있도록 영업망 등을 운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단순히 공급 병원 규모만 늘리는 것이 아닌 실제 사용 의료진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라는 것이 신동훈 대표의 설명이다. 신동훈 대표는 "가령 의료진 혼자만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만 봤을 때 한번 더 확인하고 싶은 경우가 있다"며 "이때 (의료AI로) 크로스 체크를 하면서 한번 더 검토했다는 의미도 있고, 놓칠 수 있었던 부분을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가 한번 더 스크리닝 해줬다는 부분에서 의료진이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가 영상을 분석하고 문제가 있는 경우 모바일로 바로 알람이 오기 때문에 다른 환자를 보거나 다른 업무를 하는 경우에도 진료 우선 순위를 정하는데 도움을 주는것도 만족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의료AI 솔루션의 경우 뇌의 출혈만 잡아내지만 휴런의 경우 뇌출혈 뿐만 아니라 대뇌혈관 폐색을 잡아내고, 폐색으로 인한 중증도까지 분석을 하기 때문에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의료AI가 산출하는 점수를 참고해 진단 계획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신동훈 대표는 올해 7월 재직하던 대학병원을 떠나 휴런 전업 대표로 변신했다. 이를 발판 삼아 그는 국내외에서 휴런의 한 단계 도약을 계획하고 있다. 신동훈 대표는 "올해는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매출은 전전년도에도, 전년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본격적인 모멘텀을 갖고 매출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진출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동훈 대표는 "지금 국내에 AI 의료기기 회사들은 대부분 해외 매출보다는 국내 매출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국내 60, 해외 40으로 의미 있는 포지션을 가져가려고 한다. 나중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매출이 더 커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시장에 대한 시작 단계로 아시아 시장 공략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신동훈 대표는 "지금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접근성, 보험 체계 등에서 유사한 부분이 있는 아시아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유럽과 미국 진출은 이런 경험을 쌓아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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