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천사가 살아"...'유니콘 대국' 美 뒷받침하는 그들의 정체

김태현 기자 2024. 8.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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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페이팔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은 오늘날 페이스북이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피터 틸은 2004년 페이스북 설립 직후 50만달러(약 6억7725만원)을 투자했다. 2002년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하며 받은 5500만달러의 1%도 안 되는 금액이다. 피터 틸은 단순히 투자에만 그치지 않고, 페이스북의 성장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그의 결정은 수천만달러의 수익률로 이어졌다. 중요한 건 수익률만이 아니다. 페이스북의 성장으로 글로벌 SNS(소셜미디어) 비즈니스의 문까지 열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미국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수는 714개다. 2위인 중국(316개)의 2배가 훌쩍 넘는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혁신기업의 요람이다. 미국에서 끊임없이 글로벌 혁신기업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피터 틸 외에도 에어비앤비를 발굴한 리드 호프먼, 구글을 육성한 론 콘웨이 등 엔젤투자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美 초기 투자 꽉 잡은 엔젤투자…"리턴 큰 헬스케어 집중"
19일 NVCA(미국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벤처투자 규모는 총 1706억달러로 전년대비 29.6% 급감했다. 길어지는 글로벌 고금리 기조에 벤처투자 혹한기가 지속되면서 위축됐다. 엔젤투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감소폭은 훨씬 적었다. 미국 뉴햄프셔대학이 발간하는 CVR(Center for Venture Research)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미국 엔젤투자 규모는 186억달러다. 전년 대비 16.4% 감소하는데 그쳤다. 초기 스타트업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엔젤투자가 미국 초기 투자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2023년 미국 프리시드·시드 단계 투자 규모가 804억달러인 걸 감안하면 전체 23.1%를 엔젤투자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엔젤투자가 집중된 분야를 살펴보면 헬스케어(25.2%), 소프트웨어(25.1%)가 가장 크다. 핀테크(12.9%), 친환경에너지(12.1%), 유통(5.7%), 바이오(5.1%)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외면받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 게 인상적이다.

한 엔젤투자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 이후 미국 헬스케어 시장은 원격진료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성장했을 때 임팩트도 크다"고 설명했다.
단순 투자 넘어 멘토로…"엔젤투자자 전문성 강화돼야"
2023년 미국에서 활동 중인 엔젤투자자는 42만2350명이다. 1년 전인 2022년(36만7945명) 때보다 5만4405명 늘었다. 최근 5개년 동안 신규 엔젤투자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 ACA(엔젤캐피탈협회)의 패트릭 올슨 CEO(최고경영자)는 "엔젤투자자의 역할은 금전 지원만이 아니다 자신들의 시간과 경험을 스타트업에 전달해야 한다"며 "엔젤투자자를 통해 연간 100만시간의 멘토링이 이뤄지고 있다. 불확실성 큰 현재 시장 환경에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엔젤투자자들에게 수익률만을 노리는 '모험자본가'가 아닌 스타트업 동반자 역할을 요구하는 건 초기 스타트업이 놓인 특수성 때문이다. ACA 조사에 따르면 프리시드 단계 스타트업에게는 프로토타입·가설증명(38%), 시드 단계 스타트업에게는 수익성(49%) 과제가 주어진다. 재무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지점이다. 전현직 경영진들의 깊이 있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AC) 와이컴비네이터의 공동창업자이자 엔젤투자자인 폴 그레이엄은 2009년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에 투자했다. 당시 에어비앤비는 스케일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레이엄은 '서비스를 좋아하는 100만명보다 서비스에 열괄하는 100명이 낫다'며 서비스 지역 확대와 고객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렀던 서비스 지역을 뉴욕까지 확장했다. 또 집주인이 머문 상태에서 방을 공유하는 민박 형태에서 집주인 없이 집 전체를 공유하는 형태로 바꿨다. 이후 에어비앤비는 급성장하며 글로벌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성장했다.

국내 엔젤투자 역시 지난해 한풀 꺾이긴 했지만 꾸준한 성장세다. 국내 개인투자조합 투자건수(투자금액)는 2019년 929개(1901억원)에서 2023년 1909개(5073억원)로 늘었다. 2018년 엔젤투자 완전 소득공제 기준을 1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대폭 높인 게 주효했다.

그러나 엔젤투자가 유니콘을 육성하는 발판이 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은 엔젤투자자의 전문성이 발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엔젤투자협회 관계자는 "연간 엔젤투자 규모가 1000억원을 돌파한지 10년"이라며 "전문적인 멘토링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엔젤투자 고수가 전하는 노하우…'엔젤리스트 최고위'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유니콘팩토리는 국내 엔젤투자 활성화와 전문성 강화를 위해 중앙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액셀러레이터(AC)이자 팁스(TIPS) 운용사인 엔슬파트너스와 함께 '엔젤리스트 최고위 과정'을 진행한다. 내달 8일까지 참여 접수를 받고 있다.

엔젤리스트 최고위 과정은 스타트업 투자와 보육에 관심이 많은 전현직 임직원과 전문직 대상 엔젤투자 교육 과정이다. 이론 16시간, 실습 14시간 등 총 30시간으로 구성된 엔젤리스트 최고위 과정은 △기업가치평가 및 사업타당성 분석 △스타트업 멘토링 및 컨설팅 △IR(기업설명회) 피칭심사 △투자심사보고서 작성 등 엔젤투자에 필요한 전 과정으로 구성됐다.

엔젤리스트 최고위 과정을 수료하면 한국엔젤투자협회의 개인투자조합 업무집행조합원(GP) 자격 취득과 함께 개인투자조합 출자자(LP) 참여 기회, 스타트업 멘토 활동 기회가 주어진다.

<2024 엔젤리스트 최고위 과정 1기>
◇주제=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이론 및 실습 교육 과정
◇일시=2024년 9월25일~11월20일 (매주 수요일 저녁)
◇대상=대·중견기업 및 금융기관, 공기업 전현직 임직원, 전문직 종사자
◇장소=중앙대 서울캠퍼스 창업경영대학원
◇문의=운영사무국(dynamic6758@enslpartners.com/02-2201-9541)
◇접수기간=2024년 8월14일~9월22일
◇참가신청=kaip.kr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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