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달팽이' 매력이요? 사람과 교감도 합니다"

이승현 기자 2024. 8. 2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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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를 무슨 재미로 키우냐고 묻는데요. 달팽이도 사람과 대화를 하고 교감한답니다."

직장인 박시연 씨(24‧여)의 반려동물은 강아지도 고양이도 아닌 '달팽이'다.

시연 씨는 달팽이도 다른 반려동물과 똑같이 교감하고 대화가 통한다고 말한다.

그는 "달팽이만큼 조용하고 귀여운 반려동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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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왕달팽이 키우는 직장인 박시연 씨
"친근한 말벗…가장 조용하고 귀여운 반려동물"
박시연 씨의 애완 달팽이 '깡깡이' /뉴스1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달팽이를 무슨 재미로 키우냐고 묻는데요. 달팽이도 사람과 대화를 하고 교감한답니다."

직장인 박시연 씨(24‧여)의 반려동물은 강아지도 고양이도 아닌 '달팽이'다.

정확한 품종은 '아프리카 왕달팽이'로 시연 씨가 지어준 이름은 '깡깡이'다.

지난해 3월 입양 당시에는 엄지손톱보다 작았던 새끼 달팽이였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지금 달팽이 집이라 불리는 패각의 크기는 성인 남성의 주먹 크기만 하다.

패각에서 나왔을 때 깡깡이의 몸길이는 무려 23㎝에 이른다. 국내 토종 달팽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형 달팽이다.

깡깡이는 업무를 마치고 퇴근한 시연 씨의 가장 친근한 말벗이다.

현관문을 들어서며 "깡깡아 언니 왔다"고 말하면 기다렸다는 듯 두 개의 촉수를 곧게 세우고 케이지 밖으로 얼굴을 내민다.

시연 씨는 달팽이도 다른 반려동물과 똑같이 교감하고 대화가 통한다고 말한다.

그는 "달팽이가 사람 말을 알아듣냐고 웃으시는 분들 많지만 얼굴을 보고 말을 하면 촉수를 움직이면서 반응한다"고 강조했다.

박시연 씨의 반려 달팽이 '깡깡이'/뉴스1

달팽이 머리엔 두 쌍의 촉수가 있는데, 머리 위쪽에는 긴 촉수가 머리 아래쪽에는 짧은 촉수가 있다. 긴 촉수 끝에는 눈이 달려있지만 시력은 거의 없고 명암만 약간 구분이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아래쪽 작은 촉수는 냄새와 온도, 습도 등의 자극을 감지하며, 시각보다는 후각이 뛰어나 냄새로 먹이의 위치나 주변의 모습 등을 파악한다.

시연 씨는 깡깡이를 집에 들인 이유로 온순하고 조용하다는 점을 꼽았다.

다른 반려동물과 비교해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그는 "사육장 바닥에 사용하는 코코피트는 2~3주에 한 번씩 새 것으로 갈아주고 배설물만 잘 치워주면 돼 비교적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며 "사료나 먹이도 제가 먹을 때 한 두입 정도 나눠주면 된다"고 말했다.

깡깡이가 가장 즐겨 먹는 먹이는 상추와 사과, 바나나, 블루베리 등이다. 달팽이들마다 선호하는 먹이가 다른데 깡깡이는 편식이 없어 대체적으로 잘 먹는다고 시연 씨는 설명했다.

항상 신선한 먹이를 주기 위해 시연 씨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시장에 들러 싱싱한 과채류를 구매한다.

깡깡이의 먹성이 워낙 좋고 사흘 정도 같은 메뉴를 주면 그 이후부터는 질려하며 절대 먹지 않기 때문이다.

명작을 감상 중인 박시연 씨의 애완 달팽이 '깡깡이'/뉴스1

달팽이는 자기가 안전하다고 느끼면 늘 집 밖으로 나가는 습성이 있어 '가출 달팽이 찾기'에 비상이 걸린 경우도 많다.

시연 씨는 "아마 생후 5개월부터였나 집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침대 옆 쪽 벽 위에서 절 보고 있질 않나, 방안에 없길래 열심히 찾아보니 화장실에서 발견되질 않나, 책장 위를 기어가다가 수첩을 뜯어먹질 않나. 아마 사람이었으면 탐험가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웃음지었다.

이런 해프닝이 일주일에 한 두번씩 펼쳐지면서 깡깡이 덕에 심심할 틈이 없다는 시연 씨. 그는 "달팽이만큼 조용하고 귀여운 반려동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왕달팽이의 수명은 1년에서 7년까지로 알려져 있다. 보통 환경에 따라 수명이 결정되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시연 씨는 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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