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앞두고 부모님 잃어"...브레이크 고장 아니었다

박지혜 2024. 8. 2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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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함께 사찰을 찾은 두 부부가 60대 여성 운전자가 몰던 SUV에 치여 3명이 숨졌다.

당시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처음부터 시동이 걸려 있지 않았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시동이 걸리지 않은 차가 경사로에서 움직일 땐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차 브레이크'를 당기고 주변 지형지물에 부딪혀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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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석 달 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함께 사찰을 찾은 두 부부가 60대 여성 운전자가 몰던 SUV에 치여 3명이 숨졌다.

당시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처음부터 시동이 걸려 있지 않았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사진=경북소방본부
지난 5월 15일 오후 4시 15분께 경북 구미시 도개면 신곡리 문수사 앞 내리막 도로에서 A(64)씨가 운전하던 투싼 차량이 보행자 4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60대 남성 2명과 5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50대 여성이 크게 다쳤다. 이들은 부부 동반으로 사찰을 찾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남편과 아내 모두 사망한 부부는 딸의 결혼식을 열흘 앞두고 사고를 당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 차량 동승자 60대 여성 2명도 경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는 A씨 차량이 약 35도 급경사 도로에서 브레이크가 파열되면서 길을 가던 사람들을 덮친 것으로 추정됐다.

A씨도 “시동을 걸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애초에 시동이 꺼진 채 내리막을 달린 것으로 보인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20일 SBS에 따르면 사고 전 비탈에 주차돼 있던 A씨 차량은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출발해 갑자기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내려가다 보행자 4명을 치고 도로 옆 개울에 빠진 뒤에야 멈췄다.

사고기록장치(EDR)와 차량 블랙박스엔 엔진 회전이 감지되지 않았고 브레이크 등이 꺼지는 모습도 주변 차량 블랙박스에 포착됐다.

경찰은 A씨가 차 키를 반쯤 돌려 전원이 들어오자 시동이 걸린 것으로 착각해 기어를 주행으로 바꾸면서 차가 움직인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도 A씨에게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불구속 기소했다.

시동이 걸리지 않은 차가 경사로에서 움직일 땐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차 브레이크’를 당기고 주변 지형지물에 부딪혀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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