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SM그룹 3녀 우명아도 꿰찼다…알짜 SM중공업
2017년 1억에 경영컨설팅사 신화D&D 설립
작년 4월 SM상선 자금지원 아래 LIS 인수
올 6월 우명아→신화D&D→SM중공업 재편
재계 30위 SM 그룹사 중 신화디앤디(D&D)는 계열 편입 8년차지만 작년까지 매출이 ‘제로(0)’다. 이렇다보니 자산(402억원)이 부채(425억원)보다 적어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그렇다고 띄엄띄엄 볼 곳이 아니다.
무엇보다 우오현(71) 창업주 슬하의 5남매 중 3녀 몫으로 떼 준 곳이어서다. 게다가 거느린 계열사를 보면 존재감이 확 달라진다. 알짜 SM중공업을 꿰차고 있어서다. 우 회장이 3녀 개인회사를 키우는 데도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작년부터다.
신화D&D의 LIS 인수 ‘캐시카우’ SM상선
신화D&D는 2017년 4월 우 창업주와 본처 사이의 세 딸 중 막내 우명아(43)씨가 1억원을 출자해 만든 개인업체다. 작은언니 우지영(46) 대표가 1인 회사 태초E&C를 설립하기 3개월 전(前)이다. 이사진은 우명아 대표 1명뿐이다. 감사는 큰언니 우연아(47) 삼라농원 대표가 맡고 있다.
반면 우 회장은 아파트 시행사업을 통해 셋째딸의 독자 사업기반을 잡아주지는 않았다. 다른 남매들과는 결을 달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화D&D의 영위업종 역시 경영컨설팅이다.
대신에 우 회장은 지난해 4월 법정관리 중인 디스플레이 패널용 레이저 절삭기 업체 엘아이에스(LIS) 인수 당시 신화D&D를 앞세우면서 본격적으로 3녀 회사 키우기에 들어갔다.
신화D&D가 두 차례에 걸쳐 300억원을 출자해 LIS 지분 90.25%를 확보했다. 게다가 원래는 신화D&D와 SM중공업이 8대 2의 비율로 출자할 계획이었지만 신화디앤디가 독자적으로 인수했다.
예외 없다. 신화D&D가 LIS를 편입하는 데도 실탄은 충분히 공급됐다. SM상선이 344억원을 빌려주며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이를 위해 계열사의 담보도 뒤따랐다. 신화D&D를 위해 ㈜삼라가 SM하이플러스 주식 4.24% 중 3.47%, 168억원(담보한도)어치를 담보로 대줬다.
우명아 대표의 삼환기업 지분 21.71%도 요긴하게 쓰였다. 2019년 12월 합병을 통해 두 언니(32.56%․21.71%)와 함께 SM생명과학에서 삼환기업으로 갈아탄 주식이다. 이를 전량(349억원) 신화D&D 차입에 담보로 제공했다.
LIS 인수 1년여 만에 SM중공업과 합병
LIS는 2022년만 하더라도 부채(연결기준 1020억원)가 자산(721억원)보다 296억원 많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을 정도로 부실했던 곳이다. 매출은 67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적자가 399억원이나 됐다.
올해 6월 일을 벌였다. LIS를 SM중공업에 흡수통합시켰다. 결과적으로 작년 7월 SM중공업의 기업분할은 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볼 수 있다. 건물임대·건설·호텔 등 자산개발 부문을 SM자산개발(존속)로 남겨두고, 굴삭기·도우저·트랙터 등의 중장비 부품 부문을 인적분할을 통해 SM중공업(신설)으로 떼어냈다.
SM중공업은 기존에 1대주주가 SM하이플러스였다. 지분 32.25%를 소유했다. 이어 동아건설산업(22.00%), ㈜삼라(19.03%), SM상선(14.06%), SM인더스트리(9.98%) 등 SM 5개 계열 주주사가 지분 100%(자사주 0.22%)를 보유했다.
합병 뒤 주인이 바뀌었다. 양사 주당합병가액이 SM중공업 2만5778원(액면 5000원), LIS 1610만1074원(액면 1000만원)에 합병비율이 1대 625다. 합병신주가 SM중공업 발행주식의 124%나 됐다. 이렇다보니 LIS의 지분 93.26% 1대주주로 있던 신화D&D가 SM중공업 지분 51.55%를 확보,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알짜 계열사가 우 회장의 3녀 소유가 됐다는 뜻이다. SM중공업은 분할신설 뒤 작년 7~12월 6개월치 매출만 해도 184억원, 벌어들인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28억원, 20억원에 이른다. 총자산은 362억원이다.
우 창업주가 2014년부터 손을 댄 5남매를 위한 대물림 작업은 이렇듯 인상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내며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SM 지배구조 측면에서 향후 2세 개인회사들의 진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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