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과학도시 대전, 혁신의 힘을 지역 경제 활성화로"

2024. 8.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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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대전이 올해 글로벌 혁신지수의 과학기술 집약도 부문에서 아시아 1위, 세계 6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도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우리 지역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와 혁신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대전 시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성과다.

하지만 이런 찬란한 성과 이면에는 주목해야 할 현실이 있다. 많은 지역 기업이 여전히 경영난을 호소하고, 혁신 지수의 상승이 실제 경제 활력으로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간 대전상공회의소는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역 대학들과의 협력을 통해 채용설명회와 충청기업론 등의 강좌를 개설해 인재들이 지역에 남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확보할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ETRI 등 대덕특구의 우수한 정부출연 연구기관들과 협력하여 기술이전 설명회를 수시로 개최한 바 있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KAIST, 충남대와도 기술이전·공동사업 설명회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첨단 기술을 지역 기업에 이전하고, 기업의 기술력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밖에도 선배 기업과 함께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동반성장 협의회를 출범시키거나 회원사 임직원 역량 강화 교육을 대폭 확대하는 등 지역기업 지원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지역의 학생들은 수도권 취업을 선호하여 대졸 이상의 인재 확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기술이전 역시 기업들의 실질적인 참여와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다. 결국 혁신의 열매가 지역 경제 전반에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당면 과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출연연구기관과의 기술이전 사업을 대전의 핵심 경쟁력으로 강화해야 한다. 대전은 타지역이 갖지 못한 독보적인 과학기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ETRI를 비롯한 수많은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대전에 집중된 만큼, 이는 우리 지역만의 고유한 강점이자 혁신의 원천이다. 따라서 연구기관과 기업 간 소통 채널을 더욱 강화하고, 기술이전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며, 기술 상용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대학, 연구소, 기업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여 연구 성과가 신속하게 산업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지역 기업과 청년 인재 간의 연결고리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 희망 분야, 선호하는 근무 환경, 기대하는 복지 수준 등을 면밀히 조사하여 기업들과 공유해야 한다. 동시에 지역 기업들의 정보를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여 학생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취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지자체와 협력하여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공동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청년 인재 유치를 위한 주거 지원 프로그램, 문화·여가 시설 확충,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취업 연계를 넘어, 지역에 젊은 인재들이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성공 사례를 적극 발굴하고 홍보하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성공 사례야말로 다른 기업에 희망과 동기를 부여하고, 실질적인 벤치마킹의 기회를 제공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기술 이전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기업, 지역 인재 채용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 기업, 대학-기업 협력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 스타트업 등 다양한 유형의 성공 사례를 발굴해야 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공의 핵심 요인을 분석하여 다른 기업들이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해야 한다. 또 성공 기업들과 여타 기업 간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을 기회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대전은 이미 세계적인 혁신 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혁신의 힘을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대전상공회의소는 앞으로도 지역 경제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실질적인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대전은 단순한 '과학도시'를 넘어 '과학기술로 번영하는 경제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함께 만들어가자, 더 나은 대전의 미래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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