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위대한 리더십을 통한 재건과 진화의 서사 '뉴욕 트라이베카'

이우형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2024. 8.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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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고에서 트라이베카의 정체성이 지리적 의미를 넘어 문화적 창의성과 수준 높은 도시성을 상징하는 브랜드임을 살펴봤다. 이어서 본 기고에서는 9.11 테러로 인해 파괴된 지역사회를 재건하기 위한 트라이베카 영화제(Tribeca Film Festival)의 설립과 이를 주도한 거장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트라이베카를 검색하면 가장 많은 결과로 트라이베카 영화제와 드 니로가 도출된다. 이는 영화제가 지역을 넘어 또 하나의 뉴욕을 대표하는 도시적 이벤트로 자리 잡음과 트라이베카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서 지역을 되살리고 뉴욕을 영화산업의 중심으로 재도약 시킨 그의 중심적 역할을 반증한다. 맨해튼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진정한 뉴요커인 드 니로의 서사는 뉴욕의 역사와 함께 한다. 특히 그의 트라이베카와는 특별한 인연은 유년기 화가인 아버지의 로프트에 방문하며 시작됐으며 현재 지역에 거주하며 럭셔리 호텔과 유명 레스토랑들을 운영해 지역의 상징으로 트라이베카를 드니로의 도시로 불리게 한다.

트라이베카는 뉴욕의 가장 큰 재난이었던 9.11 테러가 벌어진 그라운드 제로의 북쪽에 연접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이에 물리적, 경제적으로 고통 받던 지역의 활성화와 경제적 재건을 위해 드 니로와 동료는 그들의 문화적 영향력을 활용하여 영화제를 기획했다. 그 결과 공공부문의 적극적인 지원과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어 지역을 빠르게 회복시켰다.

더욱이 그의 리더십으로 시작된 영화제를 통해 뉴욕이 영화의 중심지로 다시 자리매김함에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영화 산업은 19세기 말 허드슨 강 건너 맨해튼을 마주보는 뉴저지 주의 포트리(Fort Lee)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20세기 초 촬영장비에 대한 특허분쟁과 연중 영화제작에 적합한 기후를 제공하는 로스앤젤레스가 대안으로 떠오르며 뉴욕은 영화산업의 변방으로서 밀려났다. 그러나 2002년 트라이베카 영화제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매년 봄, 지역의 극장을 중심으로 맨해튼 전역에서 개최되어 영화제의 제한적 경험을 일반 대중에게 폭넓게 확대하므로 뉴욕 전역 나아가 세계적 이벤트로 확장되었다.

앞선 기고의 참여적 관점에서 살펴본 60년대 뉴욕의 대규모 철거형 재개발 사업을 저지한 제인 제이콥스 그리고 버려진 고가철로를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하이라인으로 재생시킨 조슈아 데이빗의 사례는 시민적 리더십으로 규정된다. 그와 달리 드 니로의 사례는 영주적 리더십으로 구분되며 지역에 당면한 도시적,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또 다른 유형의 위대한 참여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리더십의 유형은 서구 중세 영주제에서 유래되어 영주가 영지를 통치하고 보호하는 나이트(Knight)로 불림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트릴로지의 제목인 '다크 나이트'에도 배여 있는 간접적 은유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리더십은 첫 번째 트릴로지인 '배트맨 비긴즈'에서 부루스 웨인의 부친이 빈곤과 범죄로 점철된 고담시의 경제적 부흥과 가난한 시민을 위해 도시전역을 연결하는 공공열차와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사옥을 건설하고 그 중요성을 어린 아들에게 가르침으로 추후 부루스가 고담시를 위해 자신만의 방식인 자경단으로서 도시의 거악과 싸워나가는 그 내면적 철학을 형성함에서 나타난다.

오늘날 트라이베카가 가진 캐릭터는 우리에게 도시 정체성에 대한 다채로운 고찰을 가능하게 한다. 그중 지역의 인적자산인 예술계 유명인의 기여로 지역사회의 창의적 혁신을 주도함은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들의 존재와 기여를 통해 예술적, 문화적 역동성의 상징으로서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나아가 상징적이고 영향력 있는 도시 브랜드로 확장시켰다. 이는 네이버후드로 지칭되는 다양한 특색을 가진 지역으로 구성된 맨해튼에서도 선명한 차별성을 가지며 가장 트랜디하고 창의적인 지역사회를 만드는 독특한 유형의 진화과정으로 그 의미를 가진다. 이우형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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