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맹추격 속 삼성·LG가 TV 시장서 살아남는 법
OLED 선두 LG전자, 프리미엄 시장 공략은 지속
전 세계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TV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는 다소 힘겹게 점유율 1위를 지켜냈고, LG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키우는 양상이다.
수위 지켰지만…거세지는 추격
20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금액 기준 28.8%를 기록하며 전 세계 TV 시장 1위를 지켜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연간 기준으로도 글로벌 TV 시장에서 19년 연속 1위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18년 연속 전세계 TV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상위 4개 업체 중 삼성전자의 점유율만 소폭 하락했다. 2위에 오른 LG전자는 올 상반기 16.6%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2%)보다 0.4%p(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3위에 오른 중국 TCL은 1.9%p 늘어난 12.1%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4위 하이센스의 점유율도 9.5%에서 10%로 올랐다.
수량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더욱 매섭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출하량 기준 TV 시장 점유율은 18.3%로 전 반기 대비 1%p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2위인 TCL은 점유율이 0.9%p 늘어난 13.3%를 기록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1분기부터 TCL과 하이센스에 밀려 점유율 4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OLED TV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돋보인다. 특히 LG전자는 올 상반기 전 세계 OLED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49.4%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과반 이상인 52.6%를 차지했다.
LG전자는 OLED TV 시장에서 견조한 선두주자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지만 추격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OLED TV 시장에 재진입한 후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는 양상이다.
옴디아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금액 기준 OLED TV 시장 점유율 27.2%로 2위다. 이는 지난 1분기 점유율(18.4%)과 비교하면 8.8%p 성장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점유율이 51.6%에서 49.4%로 주춤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출하량 기준으로 봐도 LG전자의 점유율은 55.7%에서 52.6%로 하락세였지만, 삼성전자는 14.7%에서 23%로 늘었다.
'프리미엄' 전략 통할까
국내 TV 업체들은 현재 강점을 보이는 OLED TV를 비롯해 1500~2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견조한 성적을 낸 이유로 "AI TV를 비롯한 초대형 TV, 네오 QLED, OLED 등 2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52.8%의 점유율을, 가장 경쟁이 치열한 1500달러 이상 시장에서도 52.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75인치 이상 시장에서는 29.6%, 80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는 33.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이어갔다.
LG전자 역시 올 상반기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 TV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역대 최대인 4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약 32%였던 OLED TV의 비중은 1년만에 13%p 증가했다. 특히 유럽 TV 시장 내 OLED TV 매출 비중 역시 16.9%를 기록하며 동기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북미와 함께 양대 프리미엄 TV 시장 중 하나인 유럽은 전 세계에서 OLED TV 수요가 가장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OLED를 비롯한 프리미엄 TV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국내 업체에는 긍정적이다. 올 상반기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은 254만98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39만200대)보다 6.7% 늘어났다. 지난 몇 년간 수요 둔화로 주춤했던 성장세를 소폭 회복한 것이다.
특히 올해 2분기는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따른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은 133만3500대로 작년 2분기(113만5100대) 대비 19.8% 증가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한 5600만대를 기록했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2분기 TV 시장의 반등은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연초부터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며 "유럽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중국·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와 남미 지역에서도 예상 대비 좋은 성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의 비중은 아직 크지 않은 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1% 증가하며 전년 대비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전체 TV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이제혁 DSCC 연구원은 "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라 프리미엄 TV 시장 내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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