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해리스도 책임” “행동 없는 휴전 외침”…미 전대장 앞 반전시위

이본영 기자 2024. 8. 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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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따른 뜨거운 열기 속에 개막한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집회와 시위도 그에 못지않은 열기를 뿜으며 전당대회장 근처에서 진행됐다.

미국 전역의 각종 진보 단체들이 참여한 '디엔시(DNC·민주당 전당대회) 행진'은 전당대회 개막일인 19일 낮(현지시각) 시카고 유니언파크에서 수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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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낮 미국 시카고 유니언파크에서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따른 뜨거운 열기 속에 개막한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집회와 시위도 그에 못지않은 열기를 뿜으며 전당대회장 근처에서 진행됐다.

미국 전역의 각종 진보 단체들이 참여한 ‘디엔시(DNC·민주당 전당대회) 행진’은 전당대회 개막일인 19일 낮(현지시각) 시카고 유니언파크에서 수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유나이티드센터에서 가까운 이곳에서 집회를 마친 이들은 거리 행진을 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알렸다.

전날 서부 시애틀에서 비행기로 왔다는 짐 맥머핸은 “학살을 멈추라”고 쓴 전단지를 돌리던 중 기자와 만나 “가자지구 학살에는 해리스도 책임이 있다”며 “해리스가 전쟁에 반대하는 일말의 감정이라도 있다면 이런 행진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장 큰 주인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지낸 해리스 부통령이 4만명이 살해당하는 등 온갖 종류의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다.

집회에는 각 지역, 단체, 출신국 이름을 내건 이들이 다수 참석해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미국 진보 진영의 폭넓은 분노를 보여줬다. 특히 시카고는 팔레스타인계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로,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도 표출됐다. 팔레스타인계 대학생 마사 하잘리는 “팔레스타인계 사람들, 특히 가자지구에 친척이 있는 이웃들은 너무나 슬퍼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는 계속 휴전을 말하면서도 진정으로 전쟁을 멈추기 위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제공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대인 전통 복장을 한 몇몇 유대인들이 “이스라엘과 그 잔학 행위를 규탄한다”고 쓴 팻말을 든 모습도 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집회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고민이 묻어났다. 한 참석자는 “해리스를 버리자”고 쓴 팻말을 들고다녔다. 하지만 하잘리는 “해리스를 비판한다고 해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는 결코 그보다 낫지 않은 인물이다”라며 고민의 일면을 드러냈다.

집회에는 한반도 평화 통일, 이민자 권리, 팔레스타인 해방을 주장하는 현수막을 앞세운 한인들도 참여했다.

집회에는 시카고에 사는 교포와 유학생 등 한인 30여명도 ‘한반도 평화 통일’이라고 쓴 현수막을 앞세우고 북과 꽹과리를 치며 참여했다. 교포 하나영씨는 “전쟁이라는 이슈는 가자지구뿐 아니라 한국의 이슈이기도 하다”며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반전 이슈가 불거진데다 민주당 소속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상태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1968년에 역시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비유되고 있다. 당시에는 린든 존슨 대통령이 베트남전과 관련한 비난 여론에 재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번에도 베트남전 반전 시위로 몸살을 앓은 당시 전당대회처럼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가 폭력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일부에서 나왔다. 그러나 전날 소규모 집회와 19일 집회에서도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카고/글·사진 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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