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지구, 바다] 마라도 서남단 149km…망망대해에 우뚝 선 `과학기지`
바다는 인류가 우주나 뇌만큼이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생명과 에너지, 지구순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다를 제대로 알고 지키는 것이 인류의 미래에 중대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지구', 바다의 여러 모습을 알아보는 글을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협력해 월 1회 싣습니다. [편집자]
우리나라는 해마다 태풍과 장마 등 해양에서 발생하는 위험으로부터 많은 생명과 사회·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 해양 재난재해는 기후변화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재난·재해 현상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한 대응체계가 필요하다.
바다의 시대에 바다를 더 잘 이용하려면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이에 우리나라의 해양과학기지는 2003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건설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해역의 중요한 지점에 위치해 해양에 관한 소중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해양과학기지는 '해양관측타워'에 속한다. 하지만 단순한 '해양관측타워'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해양을 관측하고 연구하기 위해 해양에 설치된 첨단거점 연구시설이라 할 수 있다. 해양과 기상 조건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를 견뎌내며 귀중한 관측 정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해양과학기지인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를 비롯해 가거초, 소청초 기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해양과학 조사자료의 보급 및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해양과학기지는 이어도에서 시작되었다. 2003년 6월 11일, 제주 마라도에서 서남단으로 약 149km 떨어진 해역의 수심 41m 지점에 우리나라 최초의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이하 이어도 기지)를 준공했다. 이어도 기지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길목인 동중국해 한가운데에 위치해 태풍을 선제적으로 관측하는 등 해양 및 기상예보를 지원하는 대표 관측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해양환경변화 장기 관측, 위성 원격 해양탐사 자료의 검증 등 다양한 관측 및 연구를 위한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이어도 기지를 활용해 실시간 관측정보 획득 외에도 연구선을 연계한 현장조사, 기지 체류 연구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해양, 기상, 환경요소를 모니터링하며 해양 및 기상예보의 적중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09년 10월 13일, KIOST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 해양과학기지인 가거초 해양과학기지(現 신안가거초 해양과학기지)를 완공했다. 기지는 한반도 최서남단인 전라남도 신안군 가거도 남서쪽 약 47km 지점에 위치하며 수중 암초인 가거초 위에 건설되었다.
이후 종합해양관측을 통해 대기와 해양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지원하고, 기상 및 대기환경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등 어업, 해상교통, 해양레저 등 관련 해양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2014년 10월, KIOST는 이어도와 가거초에 이어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에서 남쪽으로 37km 떨어진 곳에 세 번째 해양과학기지인 소청초 해양과학기지(現 옹진소청초 해양과학기지)를 구축했다. 이후 연구팀은 해양산성화, 해수온 및 해수면 상승 등 장기 해양환경 변화와 해양혼합층, 해양일차생산력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KIOST는 소청초 기지 준공을 계기로 2015년부터 세 개 기지에 대한 활용연구를 확대하고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수준의 고품질 해양관측시스템으로 고도화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갔다. 해양과학기지가 위치한 해역의 환경변화 정밀 변동성 파악을 위해 다학제 간의 활용연구를 활성화하며 기지의 활용 분야를 확대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써 2018년 세 개 해양과학기지는 관측 및 연구성과와 관측 정점으로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관측 기관들로 구성된 유엔 산하 국제 장기해양관측망인 '대양관측망 네트워크(OceanSITES)'에 등록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후 2020년에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로써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전지구 규모의 대륙붕 해양관측 정점으로서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재 해양과학기지는 모두 국가기관인 국립해양조사원에 이관되어 운영되고 있다. KIOST는 기지 내 설치된 최첨단 종합해양기상관측장비들을 이용해 해상·기상예보 및 해상교통안전, 재난·재해방지 등에 필요한 자료를 관계 기관에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해양안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동중국해와 황해에 구축된 해양과학기지는 우리 바다를 이해하고 장·단기 예측에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한편, 기후변화로 인해 동해의 해양환경이 급속도록 변화됨에 따라 2021년부터 왕돌초에 동해 해양과학기지를 구축하고자 사업에 착수했다. 동해(왕돌초) 해양과학기지 구축을 통해 동한난류의 변동 관측과 해양생태의 환경변화에 대한 이해와 예측 능력을 증진시켜 나갈 것이다.
동해에 새로운 해양과학기지 구축으로 우리 바다 전역에서 발생하는 위험으로부터 관측력을 고도화해 자연재해에 대한 위기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최종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해 본다.
*출처 : 한국해양과학기술(KIOST) 해양문고 '과학으로 보는 바다' '바다를 보는 현미경, 해양과학기지', 정진용 책임연구원 등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하굣길 여자 초등생 뒤밟은 20대…잡고 보니 `아동 성범죄 전력`
- 탱크로리에 부딪혀 튕겨 나간 승용차, 트레일러와 `꽝`…40대 남성 숨져
- 래퍼 산이, 공원서 행인과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
- 알몸으로 거실에 누워있는 시아버지에 깜짝 놀란 며느리…"가족끼리 어떠냐"
- 해리스, 트럼프에 또 앞섰다…"양자 대결서 4%포인트 우위"
- [트럼프 2기 시동]트럼프 파격 인사… 뉴스앵커 국방장관, 머스크 정부효율위 수장
- 거세지는 ‘얼죽신’ 돌풍… 서울 신축 품귀현상 심화
- 흘러내리는 은행 예·적금 금리… `리딩뱅크`도 가세
- 미국서 자리 굳힌 SK바이오팜, `뇌전증약` 아시아 공략 채비 마쳤다
- 한화, 군함 앞세워 세계 최대 `美 방산시장` 확장